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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던 장제원, 총선 패배 위기감에 불출마 결심... "늘 각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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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격 시사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거듭된 희생 요구에도 세 과시를 하면서 버텼던 장 의원이지만, 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위기감이 커지자 '혁신의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불출마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장 의원이 물꼬를 트면서 친윤계 핵심인 김기현 대표와 권성동 의원 등의 불출마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부친 묘소를 찾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보고 싶은 아버지! 이제 잠시 멈추려 합니다”라고 적었다. 장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의 최소한의 조건인데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더 중요하고 절박한 게 어디 있겠느냐"며 "불출마는 늘 각오하고 있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산악회 행사 등도 지역구 주민들에 대한 예의 차원이었다는 설명이다. 장 의원은 평소 체면과 극적 효과를 중시한다. 이날은 혁신위가 최고위에 6개 혁신안을 종합 보고하고 활동을 마무리하는 날이라 이 시점을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친이명박계 3선인 장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정계 진출 전부터 정치적 조언을 이어오면서 윤핵관 중에서도 가장 핵심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들어선 혁신위가 당 지도부와 친윤 핵심, 중진 의원들에게 험지 출마나 불출마 결단을 요구하면서 입지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장 의원은 지난달 11일 지역구(부산 사상) 외곽조직인 여원산악회 행사에서 버스 92대를 동원한 세 과시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는 행사장에서 “나더러 (험지인) 서울에 가란다. 알량한 정치인생 연장하며 서울 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장 의원이 윤 대통령과도 거리를 두는 것'이란 해석까지 나왔지만, 한 달 이상을 버텼다. 하지만 장 의원도 커지는 총선 위기감을 피해가진 못했다. 수도권에 이어 2030년 엑스포 유치 참패 이후 장 의원의 정치적 본거지인 부산·울산·경남(PK) 민심까지 악화되자, 더 큰 압박을 느꼈을 공산이 크다. 장 의원은 지난 6일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윤 대통령과 만나 식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불출마와 향후 진로에 대한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도 있다.
장 의원이 수도권 출마 대신 불출마를 택한 이유에 대해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장 의원이 여의도고를 졸업해 서울 영등포 출마설 등이 나왔지만 선거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당선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 의원이 '잠시' 멈추려 한다고 강조한 만큼 장관 등 내각 진출이나 부산시장 도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당장은 불출마로 명분을 챙긴 만큼, 내년 총선 과정에서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역할이 주어질 가능성도 있다.
장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굳히면서 김 대표를 향한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당의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책임 주체를 ‘모든 구성원’으로 넓히면서 사실상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재선 이철규 의원, 장 의원과 함께 핵심 윤핵관으로 꼽힌 4선 권성동 의원 등도 불출마나 험지출마 압박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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