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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법원장이 취임식날 "꼭 고친다" 말한 과제... 세월아 네월아 재판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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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신임 대법원장이 국민 불편을 가중하는 '재판 지연 문제' 해결을 임기의 가장 핵심 과제로 삼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 속도를 높이기 위해 법관 증원과 인사제도 개선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재판 지연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지는데도 법원이 이를 지키지 못하여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켰다"며 "국민들이 지금 법원에 바라는 목소리를 헤아려 볼 때,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하여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절차의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재판 제도와 인력 확충과 같은 큰 부분에 이르기까지 각종 문제점을 찾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임 대법원장이 취임사에서까지 강조해야 할 정도로 재판 지연 문제는 심각하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1심 민사합의 사건 처리 기간은 420일, 항소심(고법)은 332일, 상고심(대법원)은 461일이었다. 이는 2021년 각각 364일·303일·322일에서 1~5개월 늘어난 것으로 통계 발표 이후 가장 나쁜 수치다. 형사사건 1심 처리 기간도 피고인 구속 여부과 무관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조 대법원장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사법행정제도를 손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업무 환경의 변화를 세심히 살펴 효율적이면서도 공정한 인사제도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법관 증원은 말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인기투표'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는 법원장 추천제(일선 판사들이 후보를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임명)를 먼저 손볼 것으로 전망한다. 법원장 추천제 도입 이후 법원장 후보로 오를 수 있는 수석부장판사 등이 일선 법관들 눈치를 보느라 사건 처리를 독려하지 않는 탓에, 재판 지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시각 때문이다. 조 대법원장 역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법원장 추천제는 개선해야 되는 건 틀림 없다"면서도 "(폐지는) 대법원장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조 대법원장은 '판사의 소명의식'도 강조했다. 그는 "불공정하게 처리한 사건이 평생 한 건밖에 없다는 게 자랑거리가 아니라, 그 한 건이 사법부의 신뢰를 통째로 무너지게 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재판 및 사법정보 공개 확대를 통한 재판의 투명성 향상 △사회적 약자와 장애인 등 소수자에 대한 접근성 강화 △전자소송과 지능형 사법 서비스 시스템의 안정적 구축 등을 임기 동안 추진할 계획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등과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국민의 자유와 행복'이라고 적었다. 그는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에도 현충원을 찾아 안민정법(安民正法)이라는 글귀를 남겼다. 안민정법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하는 바른 법'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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