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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편 안 들어” 네타냐후, ‘친구’ 푸틴에게 전화로 따졌다

입력
2023.12.11 00:18
수정
2023.12.1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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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하던 두 정상의 ‘흔들린 우정’
러, 안보리 휴전 결의안 찬성 등
반이스라엘 행보에 네타냐후 불만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020년 1월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총리 부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020년 1월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총리 부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 국면에서 반(反)이스라엘 행보를 보인다면서 섭섭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우방이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푸틴 대통령을 의식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등 ‘끈끈한 우정’을 다져왔다.

하마스 비판 않는 러…이스라엘 “이란과 협력 말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0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주간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0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주간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약 50분간 계속된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지난 8일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결의안 찬성 등에 유감을 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같은 공격을 당한다면 어느 국가든지 지금의 이스라엘 같은 무력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와 우호 관계인 러시아는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하마스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 대신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러시아는 이란과 ‘위험한 협력’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 등을 제공받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두 정상의 전화 회담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의 분쟁 상황과 가자지구를 둘러싼 인도주의적 재앙을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고만 밝혔다.

네타냐후·푸틴, 우정의 끝 찾아올까

2019년 7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리쿠르당 당사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2019년 7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리쿠르당 당사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2019년 선거 운동 당시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당사 건물에 내걸 정도로 푸틴과의 우정을 과시해왔다. 그는 자신과 푸틴의 ‘긴밀한 관계’가 이스라엘의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부터 중립을 유지했던 이스라엘은 이후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끊지 않았다고 미국 CNN방송은 지적했다.

이스라엘 저널리스트 밀란 체르니는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 기고를 통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이스라엘과 러시아 간 우정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이란과 밀착한 상황에서 두 나라의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면 파국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통화에 대해 보도하면서 “한 때 친밀했던 동맹국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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