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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지 재확인이 '민간인 살상' 면죄부?… 이스라엘 "정당한 전쟁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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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제거하겠다며 가자지구를 무차별 공격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한껏 기세등등한 태도를 취하고 나섰다.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촉구' 내용을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미국이 반대표를 행사하자, '전쟁을 이어가도 된다'는 근거로 삼은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민간인 학살을 야기하는 가자지구 전쟁을 '정당하다'고 표현했고, "전쟁이 수개월간 이어질 수 있다"고까지 스스럼없이 밝혔다.
휴전 촉구 결의안을 저지한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이스라엘이 벌이는 전쟁범죄의 공모자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 등의 목표 달성 때까지 정당한 전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안보리 결의안 거부권 행사를 "옳았다"고도 평가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낸 휴전 촉구 결의안은 8일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 반대가 없었다면 통과될 상황이었다.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 찬성 △5개 상임이사국(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한데, 기권한 영국을 뺀 13개 이사국이 찬성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반대표는 이스라엘의 '전쟁 장기화' 명분으로도 쓰였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 의장은 9일 "전쟁은 몇 달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미국은 전쟁 시한을 정하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 채널12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앞서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전쟁 시한과 관련,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기에 이스라엘이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지지를 등에 업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역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 등은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인 칸유니스 도심 등에서 지상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DF는 전장에서 거둔 성과도 연일 과시하고 있다. 헤르지 할레비 IDF 참모총장은 "최근 많은 테러리스트(하마스)가 항복했다. 우리가 더 밀어붙여야 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반면 민간인 피해는 줄곧 외면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10월 7일 개전 이래 가자지구 사망자가 1만7,000명(9일 기준)을 넘겼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는 야길 레비 오픈대 교수 분석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가자 보복 공습 첫 3주간 전체 사망자 중 민간인 비율이 61%에 달한다고 9일 보도했다. 20세기 이후 분쟁 중 최고 비율이라고 영국 가디언은 설명했다.
민간 시설인 이슬람 사원(모스크)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방송은 "가자지구 내 가장 오래된 모스크인 '오마리 대(大) 모스크'가 파괴됐다"는 하마스 주장을 자체 검증한 결과, 사실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미국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츠워치의 루이스 샤르보노 유엔 담당 국장은 "미국이 전쟁범죄의 공모자가 될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슬람·아랍권의 비판은 더욱 거세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미국이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희생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은 이스라엘 지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의회 승인을 건너뛰고 이스라엘에 1억650만 달러(약 1,405억 원) 규모의 20㎜ 전차용 다목적 고폭탄(MPAT) 및 군사 장비 등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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