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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가린 독재… 이집트 엘시시 '3선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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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차기 대통령 선거가 10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다만 벌써부터 압델 파타 엘시시 현 대통령의 압승이 점쳐지고 있다.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데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탓에 '철권 통치'로 표현되는 독재나 경제난 가중 등 엘시시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관심이 분산돼 버린 탓이다.
이집트 국가선거청(NEA)에 따르면 오는 12일까지 사흘간 치러지는 이번 대선 결과는 18일쯤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이집트 안팎의 전문가들은 일제히 엘시시 대통령의 '3선'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엘시시 대통령은 2013년 쿠데타 주도 후 이듬해 대선을 통해 정권을 잡았다. 2018년 재선에 성공했고, 두 차례 대선 모두 97% 안팎의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했다. 세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그가 당선되면 2019년 헌법 개정에 따라 2030년까지 6년간 집권하게 된다.
엘시시 대통령 압승이 예상되는 1차적 이유는 일단 적수가 없어서다.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됐던 전직 국회의원 아흐메드 엘탄타위는 후보 등록을 위한 유권자 지지 서명 기준치(2만5,000명)를 충족하지 못했다. 파리드 자흐란 이집트 사회민주당 대표 등 다른 후보 3명은 영향력이 작다.
이 같은 '야권 무력화'를 주도한 건 엘시시 대통령이다. 엘탄타위는 유권자 지지 서명을 받는 과정에서 정권 차원의 조직적 방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부 비판 시위대는 '가짜뉴스 유포' 등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실제 엘시시 대통령은 집권 후 줄곧 반체제 인사 및 반대 여론을 탄압·통제해 왔다. '국가 안정'이 명분이었다. '대통령의 세 차례 연임을 허용한다'는 개헌으로 장기집권 길을 트기도 했다.
독재뿐 아니라, 이집트 최악의 경제난도 엘시시 대통령의 거대한 결함이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이집트 공공부채는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88%를 넘었다. 올해 6월 이후 물가상승률은 35%를 상회하고 있다. 국민 약 3분의 1은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엘시시 대통령 아성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안보가 불안해졌고, 이집트의 '전쟁 중재자 역할'마저 부각하자 엘시시 정권 비판이 설자리를 잃었다. 이집트는 카타르와 함께 인질 구출 및 일시 휴전 협상을 주도했다. 미국의 타흐리르 중동정책연구소 부소장인 티모시 칼다스는 "대중의 관심이 내부 경제난 등으로부터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폭력으로 옮겨갔다"고 미국 CNN방송에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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