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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이라 부르면 낙인 찍겠다" 이재명 팬카페,명칭 파기 선언

입력
2023.12.10 15:09
수정
2023.12.10 18: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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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팬카페 개설자 청원
"더 이상 개딸 없다 민주당원 뿐"
언론사에 정정 보도 청구 요구
"전두환처럼 허위, 날조, 선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개설자가 '개딸(개혁의딸)' 명칭 파기를 선언했다. 개딸은 이 대표 지지자들이 '자처'하던 명칭이었지만 최근에는 이 대표를 비판하는 이들이 강성 지지자들을 비판하는데 주로 사용했다.

'재명이네 마을' 개설자이자 이 대표 지지자라고 밝힌 A씨는 10일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개딸 대신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지지자'라고 명명해 주길 바란다"는 청원 글을 올렸다.

지난 대선 패배후 이 대표 팬카페를 개설했다는 A씨는 "이 땅의 검찰 독재를 막기 위해, 민주당을 위해 서로를 격려하고 다시 일어나고자 개딸, 개혁의 딸이란 명칭을 썼던 것"이라며 "그러나 상대 진영은 전두광(영화 '서울의 봄' 배우 황정민의 역할)의 음모처럼 우리를 프레이밍해 선동했다. 이에 더 참지 못해 청원으로써 (명칭 파기를) 공식화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개딸은 없다. 오로지 민주당원만 존재할 뿐"이라며 "민주당은 개딸이라는 명칭을 쓴 기사 및 언론사에 대해 '민주당원'이란 명칭으로 정정보도 청구할 것을 청원한다. 의원들도 공식 파기된 개딸이란 명칭을 쓰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9월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 모임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에 올라온 어기구 민주당 의원의 '부결 인증'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9월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 모임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에 올라온 어기구 민주당 의원의 '부결 인증'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는 언론을 향해서도 앞으로 개딸이라는 용어를 기사에 사용할 경우 "낙인을 찍겠다"고도 경고했다. 이 대표 팬카페에서 '낙인'이란 특정인을 집단 공격 대상으로 공표하는 것을 말한다. A씨는 "앞으로 이 지구상에 있지도 않은 개딸이라는 기사 제목과 내용으로 민주당원을 매도한다면 마치 '폭도'라는 프레임을 걸어 광주를 잔혹하게 포격했던 전두환처럼 허위, 날조, 선동하는 기사와 기자로 확인하고 낙인찍겠다"고 했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 청원은 회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에 한해 게시할 수 있다. 청원글 게시 후 30일간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게되면 민주당이 답변하게 된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전 기준 9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한편 개딸의 어원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다. 배우 성동일은 극중 강아지처럼 천방지축이고 괄괄한 자신의 딸을 친근하게 개딸로 불렀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개딸을 자임한 것은 대선 패배 후인 지난해 3월이었다. 이 대표가 2006년 4월 자신의 블로그에 썼던 '딸에게 아빠가 필요한 100가지 이유'가 뒤늦게 화제가 됐고 2030 여성 지지자들은 "딸이 되어 드리겠다"며 지지의 의미로 이 대표를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 대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개딸님"이라고 화답해 주목받았다.

앞서 비명(비이재명)계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대전유성을)은 지난 3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오히려 나아지기는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성 지지자들을 향해 "무너진 민주주의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하려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며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화합을 요청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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