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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강경 수술 후 국소마취제 사용량 8분의 1로 줄인 통증 치료법 개발

입력
2023.12.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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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흉강경 폐 절제술 환자에게서 효과 입증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이 거울이 달린 긴 막대 모양의 흉강경을 이용해 환자 폐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시행하는 모습을 연수 온 러시아 의사들이 지켜보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이 거울이 달린 긴 막대 모양의 흉강경을 이용해 환자 폐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시행하는 모습을 연수 온 러시아 의사들이 지켜보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흉강경(Video-asissted thoracic surgery·VATS)을 이용해 폐 절제술을 시행한 뒤 발생한 통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통증 치료법에 대한 효과·안전성이 입증됐다.

전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와 성용원 서울시 보라매병원 흉부외과 교수(책임 저자 김관민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연구팀)는 온도 감응성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한 새로운 통증 치료제를 도입해 통증 조절 효과·안전성을 입증했다.

흉강경 수술은 1~2㎝ 정도의 작은 구멍을 몇 군데 뚫고 기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은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며 합병증이 적다는 점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만 늑골 근처에 있는 촘촘한 신경망을 자극하기에 호흡이나 기침을 곤란하게 만든다. 또한 통증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다양한 심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의료 현장에서는 수술 부위에 가느다란 카테터(catheter)를 삽입해 국소 마취제를 투여하는 방법을 주로 활용했다. 그러나 흉막(폐를 둘러싼 얇은 막)의 유착이 심해 삽입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용할 수 없으며, 출혈 합병증 및 상처 주변으로의 약물 누출 가능성이 있다.

또 준비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환자에게도 불편을 초래하기에 의료 현장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국소 마취제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연구팀은 흉강경을 이용한 폐 절제술을 시행하는 90명의 환자를 무작위 배정(실험군 45명, 대조군 45명)해 연구를 진행했다.

온도 감응성 고분자(Poloxamer 407) 기반의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한 후 흉강경 수술 환자에게 주사 형태로 발랐을 때 △국소마취제 사용량 △자가통증치료제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사용량 △구제 약물(데메롤, 마약성 진통제) 의존 정도 등을 카테터를 삽입해 투여하는 대조군과 비교했다.

연구에 사용한 온도 감응성 고분자 기반의 젤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물질이다. 온도에 따라 물성이 변화하는 특징을 가져서 상온에서는 쉽게 주사할 수 있는 형태이며 체온에서는 점도가 높은 겔 형태로 바뀐다. 수술 절개 부위에 이를 바르면 약물이 72시간 동안 서서히 방출되는 원리다.

연구 결과, 국소마취제 사용량은 대조군 대비 8분의 1로 적었지만 통증 조절 효과에는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수술 후 72시간 동안 펜타닐 사용량과 구제 약물 의존 정도가 비슷했으며, 오히려 48시간 내 구제 약물 사용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책임 저자인 김관민 교수는 “새로 개발된 통증 치료법은 흉강경을 이용한 폐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수술 후 환자들이 편안한 상태로 회복에 전념할 수 있다”고 했다.

전재현 교수는 “적용 부위나 방법에 따라 조금씩은 다를 수 있지만 이 치료법은 사용 편의성이 매우 높아 간편하게 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관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흉부외과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nnals of Thoracic Surgery’ 최신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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