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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판 돌려차기' 20대, 징역 50년 판결 불복해 항소

입력
2023.12.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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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너무 과하다" 양형 부당 주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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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에 사는 여성을 뒤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하고 말리는 남자친구까지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국내 최장기 유기징역형인 징역 50년을 선고받은 20대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5일 대구지법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살인, 강간등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28)씨 측이 이날 1심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징역 50년 형이 과하다며 양형 부당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5월 13일 오후 10시 56분쯤 배달기사로 위장해 대구 북구 한 원룸으로 귀가 중이던 B(23)씨를 뒤따라 들어가 흉기를 휘두르고 성폭행하려고 했다. 마침 B씨의 남자친구 C(23)씨가 귀가해 제지하자 이번에는 남자친구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흉기로 C씨의 얼굴, 목, 어깨 등을 여러 차례 찌르고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토바이 번호판 등을 통해 3시간여 만에 A씨를 붙잡았다.

A씨 범행으로 B, C씨는 평생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급소를 찔린 C씨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렀고 수술 후 의식을 회복했으나 뇌 손상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수준의 영구 장해를 입었다. B씨 또한 양손을 크게 다쳐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재판 과정 내내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해당 범죄가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법정형이 정해져 있다며 미수에 그친 부분을 일부 감경하고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이는 2010년 법 개정으로 유기징역형의 상한이 50년까지 늘어난 후 역대 최고형이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과 상처 속에 괴로워하고 있고 피해자 가족들도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정도의 충격을 받고 큰 피해를 입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그 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해 부산에서 30대 남성이 오피스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여성을 성폭행하려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 빗대 '대구판 돌려차기' 사건으로 불렸다.

대구=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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