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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서울의 봄'까지 언급하며 일갈… 김동연이 열받은 이유는

입력
2023.12.05 17:10
수정
2023.12.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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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카 유용' 의혹 수사... 금주 내내 압수수색
"야당 인사 및 차기 대권주자 흠집내기 의심"

김동연 경기지사가 4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지사가 4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한 주 내내 압수수색을 당해야 하는 김동연 현 경기지사 사이의 신경전이 갈수록 더 치열해지고 있다. 김 지사는 영화 '서울의 봄'까지 언급하며 압수수색에 정치적 저의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검찰은 '법인카드 사건의 피해자 격인 경기도가 왜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김 지사는 검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이 시작된 4일 긴급 브리핑을 자처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검찰은 집행 기준으로 14번, 54일 간 이미 7만건의 자료를 압수수색 했고, 법인카드 관련해서도 작년 10월에 두 번, 이번까지 총 세 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면서 “도대체 작년 7월 취임한 저와 비서실 보좌관들이 전임 지사 부인의 법인카드와 무슨 관계가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어떤 직원은 사무실에 그치지 않고 가택 압수수색까지 받았고, 휴대폰을 압수당해 새로 샀는데 그것까지 압수됐다”면서 “검찰의 자료제출 요구에 협조를 했음에도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광범위하고, 장기간 조사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경기도는 이번 압수수색이 명백한 정치적 의도에서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야당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야당대표를 흠집 내는 한편, 최근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물타기하려는 용도라는 판단도 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김 지사는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자신을 견제하거나 허물을 잡아보려는 시도가 아닌지도 의심하고 있다. 김 지사는 "(검찰수사관이) 작년 7월 이전 것만 보겠다고 해놓고서 최근 자료를 본 경우도 있다"며 “저를 포함한 다른 야권 인사도 이걸(허물 들추기) 할 의도가 있구나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김 지사는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의 봄 승자였던 사람들(신군부)이 지금 어떤 취급을 받고 있냐”고 반문하면서 “공권력은 공정하고 형평성 있고 국가와 공익을 위해 써야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지사의 지적에 대해 검찰은 지방권력 부패 수사의 자료를 모으기 위한 통상적인 활동일 뿐 정치적인 의도가 없다고 반박한다. 검찰 관계자는 "경기도의 재산을 횡령 또는 배임한 혐의에 대해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면서 “김 지사는 경기도가 피해자인 이 사건에서 적극 협조하는 것이 오히려 더 온당해 보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5일에도 수원시 광교 경기도청과 의정부 북부청사 등 여러 곳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의 기한이 8일까지여서, 경기도청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며칠간 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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