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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토끼가 되고 싶다”… 헝겊 토끼인형의 소원은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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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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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년 윌리엄(피닉스 라로시)은 학교에서 인기가 제법 있다. 선생님은 윌리엄이 수업 중 조심스레 의견을 말하면 크게 칭찬한다. 아이들과 허물없이 지내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 옛일이다. 윌리엄의 가족은 멀리 이사를 간다. 옛 친구들과의 추억은 작별인사가 담긴 카드에만 남았다. 윌리엄은 새로 이사 간 곳에서 외톨이로 살아야 한다.
윌리엄은 새집에서 맞은 첫 크리스마스에 마음에 드는 선물을 받는다. 헝겊 토끼인형이다. 앙증맞은 모양이 마음에 들었는지 윌리엄은 잠자리에서 토끼인형을 꼭 껴안고 잔다. 토끼인형 역시 윌리엄을 좋아하는 걸까. 꿈나라에서 둘은 함께 모험을 하며 재미난 시간을 보낸다.
토끼인형 때문에 윌리엄은 새 친구를 사귈 이유가 없다. 부모는 걱정한다. 토끼인형은 자기 나름대로 고민에 빠진다. 장난감들이 자신들은 진짜처럼 생겼는데, 토끼인형은 그렇지 않다고 이죽거려서다. 윌리엄과 토끼인형은 우정을 쌓았으나 해결하지 못한 고민거리가 있다.
토끼인형은 ‘진짜’가 되고 싶다. ‘현명한 말’이라는 호칭을 지닌 인형은 토끼인형에게 충고한다. 너 자체가 진짜라고. 토끼인형의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인형들은 진짜가 되고 싶으면 누군가의 진실된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토끼인형은 윌리엄을 사랑으로 대한다. 윌리엄 역시 토끼인형을 진정한 친구처럼 여기는 듯하다.
고난의 시간이 온다. 윌리엄은 몸져눕고, 토끼인형은 윌리엄의 사랑을 의심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만한 일이다. 몸이나 마음이 아프면서 누구나 한 뼘쯤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두 사람은 고난을 통해 다른 단계로 나아갈 때가 됐다. 그들은 과연 어느 방향으로 성장할까. 윌리엄은 토끼인형이 아닌 동년배와도 우정을 맺을 수 있을까. 토끼인형은 진짜의 의미를 깨닫거나 정말 토끼가 될 수 있을까.
영화는 여러모로 상징적이다. 윌리엄과 토끼인형은 성장통을 겪는다. 윌리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나 용기를 내지 못한다. 토끼인형은 윌리엄의 장난감이라는 정체성을 얻은 후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방황한다. 둘 다 미성숙한 모습들이다.
윌리엄이 몇 달 동안 새 학교와 새 이웃에게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자 아버지는 걱정한다. 어머니는 그냥 내버려두면 언젠가는 친구가 생길 거라고 말한다. 어른들의 걱정과 달리 아이들은 알아서 커나갈 테니 부모는 그들이 아플 때 바로 치료해주고, 그들에게 사랑이라는 자양분을 주면 된다고 영화는 말한다. 토끼인형이 조건 없는 사랑을 윌리엄에게 줬을 때 그 또한 ‘진짜’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처럼. 부모의 역할과 보람은 그렇게 정해져 있을지 모른다.
미국 아동문학가 머저리 윌리엄스(1881~1944)의 동화 ‘벨벳 토끼’(1921)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상영시간이 44분으로 짧고, 어린아이 눈높이에 맞춘 영화이나 만만히 볼 수 없는 작품이다. 누구나 겪어왔을 소년소녀 시절의 보편성을 다루며 아이들에게는 현재를, 어른들에게는 과거를 각각 환기시킨다. 캐릭터들의 면면과 이야기 전개가 픽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토이 스토리’를 연상시킨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이나 어쩔 수 없이 마음이 포근해지는 게 하는 내용이다. 더군다나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이 맘 때쯤에는.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100%, 관객 88%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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