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김정은, 11년 만에 열린 '어머니대회'서 눈물 흘린 까닭은?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년 만에 개최된 전국 어머니대회에서 저출산 문제 대응과 가정교육을 통한 한류 전파 차단과 관련해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으로 안보 분야에서 성과를 낸 데 이어 내부 결속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사회가 발전하고 문명해짐에 따라 여성들의 지위와 역할은 더 높아지고, 국력강화와 혁명의 전진에 있어 어머니들의 공헌의 몫은 더욱 커졌다"며 어머니들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 혁명의 대를 꿋꿋이 이어나가는 문제 △최근 늘어나고 있는 비사회주의적인 문제들을 일소하고 가정의 화목과 사회의 단합을 도모하는 문제 △건전한 문화도덕 생활기풍을 확립하고 공산주의적 미덕·미풍이 지배적 풍조로 되게 하는 문제 △출생률 감소를 막고 어린이 보육교양을 잘하는 문제 등이다.
김 위원장은 "당중앙은 어머니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로 보나, 우리 국가와 혁명 앞에 나서는 현실적 문제들로 보나 이번 대회가 당대회나 당중앙 전원회의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크게 두 갈래다. 우선 '비사회주의적 문제'를 언급한 것은 한류 등 자본주의 문화 소비가 암암리에 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체제 균열을 가정교육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북한은 올해 초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제정해 '오빠', '님' 등의 호칭이나 '괴뢰식(한국식) 억양' 등을 사용하면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했다. 반동사상배격법(2020), 청년교양보장법(2021) 등도 외부 문화 유입을 막기 위한 방편이다. 하지만 법에 앞서 어머니들이 가정교육을 통해 단속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하나는 저출산 문제 극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 출산율은 2014년 1.885명에서 올해 1.79명으로 감소 추세다. 인구 유지에 필요한 출생률인 2.1명에 미달한 지는 오래됐고, 2002년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2028년엔 고령사회, 2039년엔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외부와 고립된 북한 특성상 외국인 노동자 유치는 언감생심이라 다른 국가들에 비해 출산율 감소가 더욱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딸 주애의 미래를 대비하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주애의 후계 계승 기반 구축 차원에서 여성을 존경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여성 중심의 사회주의 대개조를 추진하려는 의도가 담겨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은 후처 소생으로 친모에 대한 우상화가 어렵기 때문에 어머니 전체에 대한 존경심과 애국심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주애의 후계 구도에 있어 혈통의 정통성을 정립해 나가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대회에서 리일환 당비서의 대회보고를 듣던 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어머니와 여성에 대한 존경과 감동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한편 북한의 어머니대회는 1961년 1차 대회를 시작으로 1998년부터 2~4차 대회가 7년 간격으로 열렸다. 이번 5차 대회는 코로나19 여파와 대외정세 악화 등으로 11년 만에 개최됐다. 어머니대회에 북한 최고지도자가 참석해 연설한 것은 1차 대회 김일성 이후 62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인 2012년엔 어머니날(11월 16일)을 새로 지정하기도 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