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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첫 국산 레이더 위성 우주로... ‘한국판 스타링크’ 첫발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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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시험발사된 국방과학연구소의 고체연료 발사체에는 한화시스템이 만든 고성능 레이더 위성이 실렸다. 민간기업이 레이더 위성을 자체 개발해 쏘아 올린 건 처음인 만큼, 한국도 '뉴 스페이스'(민간 주도 우주개발) 시대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평가가 나온다. 향후 저궤도 위성통신망과 연결되면 '한국판 스타링크' 구현도 가능할 거란 전망이다.
이날 한화시스템은 위성이 목표한 우주 궤도에 안착한 뒤 오후 5시 38분 1초에 지상관제센터와 쌍방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위성에는 합성개구레이다(SAR) 시스템이 장착됐다. 공중에서 지상이나 해양에 레이더파를 쏘고 반사돼 돌아오는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합성해 지형 영상을 만든다. 지난 2일 발사된 군 정찰위성이 전자광학(EO), 적외선(IR) 카메라로 촬영해 영상을 얻는 것과 다르다. 레이더 위성 성능의 핵심은 송수신용 안테나다. 안테나가 클수록 해상도가 높지만, 위성에 실으려면 무작정 키울 수 없다. 그래서 작은 안테나가 빠르게 움직이며 수신한 여러 신호를 합성해(합성개구) 큰 안테나와 같은 해상도를 내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번 SAR 위성은 지상 1m 크기 물체까지 식별 가능하다. EO, IR 위성과 달리 태풍 같은 악천후일 때나 밤에도 지상 영상을 획득할 수 있어 지구를 끊김 없이 감시하는 '눈' 역할이 기대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2013년 비슷한 성능의 SAR를 장착한 약 1.3톤짜리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5호’를 발사했는데, 당시 SAR는 유럽 업체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이탈리아(TASI)'가 제작했다. 반면 이번 위성의 SAR는 100% 국산이다. 부품 제작 등에 참여한 10여 개 업체 모두 국내 기업이고, 이 중 자사 장비 성능을 지구 밖에서 검증해본 경험(우주인증)을 갖춘 곳이 5개나 된다.
위성 모양도 독특하다. 원통형이나 직육면체에 태양전지판이 날개처럼 달린 형태인 보통 위성과 달리 이번 위성은 본체와 태양전지판을 일체화한 얇은 직육면체(평판형)다. 이에 대해 방효충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향후 군집운용(작은 위성 여러 개를 묶어 임무를 부여하는 운용 방식)을 고려해 여러 대를 단기간에 양산하기 쉽도록 만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가로 세로 폭이 각각 2m, 1m, 50㎝에 무게는 100㎏ 정도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준 초소형 위성에 해당한다. 위성이 작으면 개발 시간과 비용이 줄고, 군집운용에도 효율적이다.
한화시스템은 SAR 위성으로 수집한 한반도 전역의 정보를 민간 저궤도 위성망으로 유통할 예정이다. '우주인터넷'을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저궤도 위성망은 2021년 3억 달러(약 3,450억 원)를 투자해 경영권 일부를 확보한 유럽 기업 '유텔샛 원웹'의 기술로 구현한다. 유텔샛 원웹은 지난 5월 20일까지 고도 약 1,200km에서 지구 주위를 도는 위성을 총 634대 발사했다. 이들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통신망은 정지궤도(고도 3만6,000km) 위성을 이용한 기존 위성통신망보다 정보 전달 속도가 약 20배 빠르다.
이렇게 구축한 우주인터넷을 2025년 하반기부터 군에서 시범운용하는 '상용 저궤도 위성 기반 통신체계'에 적용한다는 계획도 있다. 민간 기술로 군의 정찰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위성 5,000여 개를 띄워 민·군을 가리지 않고 활용을 확대 중인 미국 스페이스X의 우주인터넷 '스타링크' 같은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구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시스템은 초소형 SAR 위성을 여러 대 군집운용해 수집한 자료를 유텔샛 원웹 통신망을 거치지 않고 국내 지상 기지에 직접 송신하는 체계의 밑그림 역시 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초소형 SAR 위성은 고해상도 이미지 분석을 통한 환경 모니터링, 디지털 지도 제작 등 전천후 지구 영상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쓰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운용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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