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종료 첫날 60명 사망...이스라엘, 인구 밀도 높은 지역에 폭탄 날렸다

입력
2023.12.01 19:40
수정
2023.12.0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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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1일 오전 7시' 휴전 종료... 공격 재개
"가자 주민, 라파로 가라" 남부 공세 강화할 듯
남부 170만 어쩌나... '인질 이견 해소' 유일 희망

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일시 휴전 7일 만에 전투를 재개했다. 라파=AFP 연합뉴스

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일시 휴전 7일 만에 전투를 재개했다. 라파=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일시 휴전이 7일 만에 끝났다. 양측은 지난달 24일 오전 7시(현지시간)부터 시작해 두 차례 연장을 거듭하며 휴전 합의를 이어왔으나, 1일엔 접점을 찾지 못했다.

휴전 종료 시점인 1일 오전 7시부터 격렬한 전투가 다시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는 물론이고 북부 주민들이 대피한 남부에도 공격을 가했다. 일주일간 포성 없는 밤을 보낸 가자 민간인 약 230만 명은 또다시 학살 위기에 내몰렸다. 다만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추가 휴전 협상을 이어가고 있어서 일시 휴전이 다시 선포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휴전 종료" 선언 동시에... 가자 전역 전쟁 재개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1일 오전 7시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군사 작전 중단 약속을 위반하고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발포했기에 하마스 테러조직에 대한 전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휴전이 종료됐다고 발표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휴전 종료와 동시에 가자 남부 칸 유니스, 라파 등이 IDF의 공습을 받았다. 남부엔 가자 전체 주민의 약 70%인 170만 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전쟁을 시작하면서 가자 주민들에게 남부로의 대피를 지시했다.

IDF는 공격을 재개하자마자 민간인을 조준했다. 가자 남부 나세르 병원의 제임스 엘더 유니세프 대변인은 "병원에서 50~100m 떨어진 지점에 폭격이 있었다"고 영국 BBC방송에 전했다. 자발리아, 알마가지, 누세이라트 등 난민 캠프 인근에도 공격이 이어졌다.

사망자도 속출했다. 이날 오후 1시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이 재개되고 가자 전역에서 최소 60명이 사망했다.

민간인 보호 계획 없이... 이스라엘, 공세 강화 태세

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 난민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부상자들이 구급차로 이송되는 가운데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울부짖고 있다. 라파=AFP 연합뉴스

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 난민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부상자들이 구급차로 이송되는 가운데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울부짖고 있다. 라파=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가자 남부 공격을 확대할 태세다. IDF는 칸 유니스 주민들에게 "더 남쪽에 있는 라파로 이동하라"는 내용의 전단을 뿌려 칸 유니스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도부와 대원 상당수가 남부로 도주한 만큼 공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가자 북부도 계속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가자 북부는 전체 건물의 50%가 파괴됐을 정도로 초토화된 상태다.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 주민들에게 가자를 수백 개로 쪼갠 지도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공습 위험 지역을 미리 고지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명분이지만, 인구 밀도가 높고 이동 수단도 없어서 효과는 불투명하다.

설상가상으로 휴전이 끝난 이후로 라파 국경을 통해 가자로 들어오던 인도적 지원도 끊겼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긴급 구호품과 연료 등을 실은 구호 트럭들이 국경 관문소 인근에 주차돼 있을 뿐, 교전 재개 후 가자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있다.

협상의 '끈' 붙잡고 있지만… 인질 이견 해소 가능할까

일시 휴전을 중재한 카타르 등은 추가 휴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양측은 "휴전을 하루 연장할 때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여성·아동 10명을, 이스라엘은 3배수에 해당하는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석방한다"고 합의했고 이 기준에 따라 2, 3차 휴전을 이어왔다. 그러나 하마스가 인질 약 240명 중 105명(외국인 포함)을 풀어주며 여성·아동으로 10명을 채우기 어려운 것이 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쟁이 1년 이상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 최고 지도자 3명을 제거하는 등 이스라엘은 목표 중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며 "이스라엘은 1년 이상에 걸쳐 하마스에 대항할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가장 집중적인 지상전은 2024년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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