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여성 성폭행+남친 살해' 시도... 28세 남성에 징역 50년

입력
2023.12.01 13:09
수정
2023.12.01 15:20
6면
구독

법원, 검찰 30년 구형에 20년 더 추가
"범행 치밀하고, 피해자에 평생 고통"
남자친구 20시간 수술… 목숨만 건져
피해 여성도 두 손 다쳐 재활에만 1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뒤따라가 흉기를 휘둘러 성폭행을 시도하고, 귀가한 여성의 남자친구까지 살해하려 한 20대에게 검찰 구형보다 높은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 이종길)는 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배달기사 A(28)씨에게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아동 등 관련기관 취업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을 명했다.

앞서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는데 재판부가 20년이나 늘어난 형량을 선고한 건 아주 이례적이다. 징역 50년형은 2010년 법 개정으로 유기징역형의 상한이 50년까지 늘어난 후 역대 최고형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대담하고 위험하며 중하다. 피해자들은 참혹하고 끔찍한 피해를 입었고,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 살게 됐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와 그 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5월 13일 오후 10시 56분쯤 대구 북구 한 원룸에 배달기사로 위장한 뒤 집으로 들어가던 B(23)씨를 뒤따라 들어가 흉기를 휘두르고 성폭행하려고 했다. 마침 B씨의 남자친구 C(23)씨가 귀가해 제지하자, 이번에는 C씨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C씨의 얼굴과 목, 어깨 등을 여러 차례 찌른 뒤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토바이 번호판 등을 통해 신원 확인에 나섰고, 범행 3시간여 만에 그를 붙잡혔다.

수사 결과 A씨는 원룸에 사는 여성을 노리고 주위 경계를 따돌리기 위해 배달기사 복장을 한 채 흉기를 준비해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전에 인터넷 등에서 ‘강간’ ‘강간치사’ ‘강간자살’ 단어를 검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범행으로 B, C씨는 평생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급소를 찔린 C씨는 의식 불명에 빠졌고 중환자실에서 이틀에 걸쳐 20시간 넘게 수술을 받아 목숨만 겨우 건졌다. 의식을 회복했으나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인지능력이 크게 떨어졌고 재활치료를 얼마나 받아야 할지 모를 정도로 영구 장해를 입었다. B씨 또한 양손을 크게 다쳐 1년가량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A씨는 재판 과정 내내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대구= 김정혜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