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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스타와의 작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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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김강민은 SSG 랜더스 프랜차이즈 스타다. 지난해 코리안시리즈 5차전, 0대 4로 뒤지던 9회 말 대타로 나서 3점 홈런을 쏘아 올려 승부를 뒤집으며 결국 SSG 창단 첫 통산 우승을 이끌었고, 전신 SK 와이번스를 포함, 23년간 한 팀에서 다섯 번의 통산 우승과 ‘인천야구 왕조’를 이룬 주역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는 프로스포츠 선수단을 대표하는 간판 선수로, 성적뿐 아니라 그 팀에 얼마나 헌신했느냐가 중요하다.
□인천 SSG랜더스필드 앞에는 근조화환이 가득하다. 41세가 된 김강민이 올해 은퇴할 것으로 판단한 SSG가 그를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하자, 타 구단이 그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스타 최고 영예인 ‘영구결번’이 유력한 노장에 대한 구단의 푸대접에 SSG 팬들이 “삼가 인천 야구의 명복을 빈다”는 의미로 조화를 보냈다. 팬들 분노에 놀란 SSG는 단장을 교체했지만, 성난 팬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스타와 잘못 작별하면 후유증이 심각한 경우가 적지 않다. 창단 후 18년간 월드시리즈에서 다섯 번 우승했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1920년 시즌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넘긴 후 다시 우승하기 위해서 84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 유명한 ‘밤비노의 저주’다. LG트윈스도 1994년 우승 주역들 은퇴가 매끄럽지 못해 2004, 2005년 이상훈과 김재현이 SK로 이적했다. 이들이 ‘인천야구 왕조’ 건설에 기여하는 동안, LG는 기나긴 암흑기에 빠졌다.
□프랜차이즈 스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은퇴를 앞둔 스타 선수가 홈구장뿐 아니라 상대 팀 구장에서도 고별행사를 하는 ‘은퇴 투어’를 벌인다. 지금까지 그 주인공은 2017년 이승엽과 2022년 이대호 두 명뿐이다. 뛰어난 선수일수록 기량과 경험은 최고치인데 체력이 떨어지는 딜레마 때문에 은퇴 시기를 결정하기 어렵다. 명문 구단이 되려면 프랜차이즈 스타와 적절한 은퇴 시기와 명예로운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프로구단에만 적용되는 고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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