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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감소’에 내년 전망도 암울, 경제 한파 대비됐나

입력
2023.12.01 04:30
27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바닥을 찍는 듯 보였던 경기가 다시 냉각되며 경제 한파가 매서워질 조짐이다.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 등 3대 지표는 모두 하락, '트리플 감소'로 돌아섰다. 산업생산지수가 전월보다 1.6% 줄어 3년 6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건 심상찮다. 두 달 연속 늘었던 반도체 생산이 다시 줄어든 것도 우려된다. 소매판매액지수는 0.8%, 설비투자도 3.3% 감소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5개월 연속 떨어졌다.

더 불안한 건 내년이다. 경기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고 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30일 한국은행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1%로 낮췄다. 3연속 하향 조정이다. 반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에서 2.6%로 더 높였다. 전반적인 비용 압박이 예상보다 크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내년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며 저성장이 고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연구원은 가계 부채로 인한 이자부담과 고물가로 소비와 내수가 위축될 것이라며 경계선인 2.0% 성장률을 전망했다. 실제로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 된 가계신용(빚) 잔액은 1,875조 원도 넘어섰다. 그럼에도 주택담보대출은 계속 늘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까지 감안하면 미래는 더 암울하다. 9월 출생아 수(1만8,707명)는 역대 같은 달 중 최저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0.7명 선도 위태롭다. 더구나 내년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 초고령화 파고까지 덮칠 예정이다. 사회는 활력을 잃고 경제는 성장을 멈추며 국가소멸위기까지 거론된다. 지속 가능한 사회와 경제 재도약을 위해 비상한 각오로 머리를 맞대도 모자랄 판인데 정부는 올해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도 ‘상저하고’만 외치고 있다. 심리적 효과를 감안해도 안일하고 무책임하다. 마음이 모두 총선에 가 있고 개각까지 예고되며 정작 현장에선 '소는 누가 키우냐'는 푸념도 들린다. 경제 혹한기 대비에 공백이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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