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무엇이 다이애나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누가 무엇이 다이애나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입력
2023.12.02 11: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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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 시즌6 파트1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다이애나는 찰스 왕세자와 이혼 후 더 단단한 외로움을 맞이하게 된다. 황색언론은 그를 카메라에 담기에 바쁘다. 넷플릭스 제공

다이애나는 찰스 왕세자와 이혼 후 더 단단한 외로움을 맞이하게 된다. 황색언론은 그를 카메라에 담기에 바쁘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바로 보기 | 4부작 | 18세 이상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를 뒤흔들 일이 벌어진다. 대도시에서는 흔한 교통사고였으나 사망한 탑승자들이 문제였다. 영국 왕세자 찰스와 이혼한 지 얼마 안 된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희생자였다. 그의 연인 도디 알파예드도 함께 목숨을 잃었다. 하이에나처럼 따라붙던 파파라치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었으나 다이애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건 황색저널리즘뿐이었을까. 드라마 ‘크라운‘ 시즌6 파트1은 다이애나의 죽음 안팎 상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①낮은 곳으로 임했던 다이애나

다이애나는 도디 알파예드를 만나며 외로움을 달랜다. 도디 뒤에는 영국에서 명예로운 위치에 올라가고 싶은 그의 아버지 모하메드의 야심이 있다. 넷플릭스 제공

다이애나는 도디 알파예드를 만나며 외로움을 달랜다. 도디 뒤에는 영국에서 명예로운 위치에 올라가고 싶은 그의 아버지 모하메드의 야심이 있다.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는 왕실과 다이애나(엘리자베스 데비키)의 생활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찰스(도미닉 웨스트)는 새 아내 커밀라(올리비아 윌리엄스)의 왕실 내 위상을 높여주고 싶어 한다. 다이애나는 사회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분쟁지역 지뢰제거 운동에 적극적이다. 커밀라에게는 내연녀라는 반감이 큰 반면 다이애나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는 갈수록 커진다. 다이애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수록 찰스는 못마땅하고, 시어머니였던 엘리자베스2세(이멜다 스턴톤)의 마음은 더욱 차가워진다.

다이애나가 낮은 곳으로 향한다고 하나 언론의 관심은 오직 사생활이다. 어떤 남자를 만나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는지에만 카메라 초점을 맞춘다. 두 아들과 휴가를 가도 파파라치 극성에 제대로 쉬기 어렵다.

②다이애나를 이용하려 했던 이들

찰스는 오랜 연인 커밀라와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여론은 둘을 부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제공

찰스는 오랜 연인 커밀라와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여론은 둘을 부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제공

다이애나의 명성과 위상을 이용하려는 자가 있다. 도디(칼리드 압달라)의 아버지 모하메드(살림 도우)다. 유명 백화점 해롯 소유자로 거대한 부를 일군 모하메드는 평생 바라온 게 있다. 영국 시민권이다. 그는 제아무리 돈이 많아도 영국 옛 식민지인 이집트 출신 일개 사업가에 불과하다. 명예를 갖기 위해선 아들과, 차기 국왕의 전 아내이자 차차기 국왕의 어머니인 다이애나의 결합이 필요하다. 모하메드는 도디와 다이애나가 밀착할 수 있도록 모종의 일을 꾸민다.

찰스라고 다르지 않다. 다이애나와는 옛정이 남았으나 커밀라를 위해 전 아내를 언론플레이의 희생양으로 삼는다. 모하메드가 파파보이 아들을 정략결혼시키려 일을 밀어붙일수록, 찰스가 자신과 커밀라의 입지를 확보하려 애를 쓸수록, 다이애나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드는 파파라치가 늘어난다.

③품격 잃지 않은 완성도

엘리자베스2세와 남편 필립 공은 다이애나를 차갑게 바라본다. 왕실 구성원이 아니라고 외면하면서도 다이애나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넷플릭스 제공

엘리자베스2세와 남편 필립 공은 다이애나를 차갑게 바라본다. 왕실 구성원이 아니라고 외면하면서도 다이애나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는 다이애나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주변 반응 등을 세밀하게 화면에 복원한다. 촘촘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사실을 뼈대로 상상의 살을 보탰다. 왕실이라는 멍에를 벗어던지고도 여전히 인생에 족쇄가 채워진 다이애나의 서글픈 삶, 두 아들을 향한 다이애나의 모성, 왕실 구성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장례식 참여에 냉담했던 필립공의 입장, 전 아내의 죽음에 무너지는 찰스, 사진 한 장으로 수백만 달러를 손에 쥐려는 파파라치의 욕망 등이 겹치고 포개지며 비극이 완성된다.

뷰+포인트

2016년 시작된 ‘더 크라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시즌이다. 시즌6의 파트2(6부작)는 14일 공개된다. 성인이 된 두 왕자 윌리엄과 해리의 사연을 비중 있게 다룬다. 윌리엄과 케이트 미들턴의 사랑 이야기 등이 관심을 끌 듯하다. ‘더 크라운’의 이전 시즌들이 그렇듯 시즌6도 품격 어린 서술과 묘사가 인상적이다. 경박하지 않으면서도 왕실의 치부를 최대한 드러내려는 각본과 연출이 여전하다. 왕관을 쓰지 않고도 여왕과 함께 왕관(Crown은 왕실이라는 의미도 있다)의 무게를 견뎌내야 하는 왕실 사람들의 삶이 여전히 동정심을 부른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76%, 관객 86%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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