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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특정 부서만 한 달 열두 번 골프 ②20억짜리 초고가 회원권도"...치부 드러나는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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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로 위기를 겪고 있는 카카오에 또 다른 소용돌이가 치고 있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에게 '쇄신 전권'을 위임받은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카카오 내부에서 오랫동안 곪았던 치부를 드러내면서다. 그의 입을 통해 ①'상후하박'의 들쭉날쭉한 연봉 체계와 ②법인 골프회원권 남용 ③제주 본사 유휴 부지 개발 논란 ④데이터센터(IDC)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이 줄줄이 터져나왔다.
김 총괄은 29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첫 출근 날 김 위원장이 법인 골프 회원권부터 조사해 정리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소문만 무성했던 '카카오 카르텔' 문제를 공개했다. 그는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라는 괴담 수준의 루머(소문)도 많았다"며 "파악해 보니 100여 명의 대표 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한 달에 12번, 투어 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고 직격했다.
김 총괄은 카카오그룹에 있는 법인 골프회원권 75%를 매각을 시도했지만 내부 반발이 컸다고 고백했다. 그는 "2달간 정말 전쟁 수준의 갈등이 있었다"며 "골프의 필요성에 대한 하소연 전화가 이어지고 '골프를 안 쳐봐서 뭘 모른다'는 소리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억 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직원들의 휴양 시설은 1년에 2박도 못 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 총괄은 전날(28일) 저녁에도 페이스북에 게시글 네 개를 올려 카카오 내부 문제를 조목조목 따졌다. 앞서 판교 본사에서 업무 보고를 하던 임직원을 상대로 욕설을 했다는 보도에 대한 해명으로 보인다. 카카오 제주 본사 유휴 부지 개발 과정에서 한 임원이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보이는데도 다른 임원들이 침묵하고 있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는 것. 김 총괄은 "700억~800억 원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주장하는데 모두 가만히 있어서 이런 '개X신' 같은 문화가 어디 있느냐'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2006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대기업으로 성장한 카카오의 경영 체계가 부실하다는 점도 재확인됐다. 김 총괄은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관리 부서 실장급이 더 경력이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 부서장 연봉의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카카오 안팎에선 경영진, 혹은 김 위원장 측근에 편중된 보상과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김 총괄은 "평가 및 보상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서 성과급의 가시성 확보, 상후하박 구조 개편 등을 통해 12월에 TF(태스크포스)를 시작해 내년에 제도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김 총괄은 김 위원장이 경영 쇄신을 위해 직접 삼고초려해 영입한 인사다. 김 위원장의 삼성SDS 입사 선배이자 네이버 창업 멤버다. 카카오 외부 감시자 역할을 하는 준법과신뢰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내부 인사다.
카카오 내부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김 총괄이 공개 폭로로 여론전에 나선 것은 조직 내 기득권의 저항이 그만큼 거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본사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외부에 치부가 다 드러난 이상 도려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게 아니냐"며 "판교 소고기집은 여전히 카카오 직원들이 점령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는데 이제 비상경영 체계에 들어간 게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반면 김 총괄의 '망신주기식 공개 폭로'가 직원들 사기를 떨어뜨리고 편가르기로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내부 불만도 나온다. 카카오는 김 총괄의 글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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