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당하는 줄 알고" 포항 여대생 택시 투신, 택시기사 '무죄'

"납치당하는 줄 알고" 포항 여대생 택시 투신, 택시기사 '무죄'

입력
2023.11.29 13:39
수정
2023.11.2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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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대학 가주세요" "한동대요?" "네"
60대 택시 기사, 보청기 착용 안 해
다른 대학 가던 통상의 도로로 운행
여대생 친 SUV 운전자도 무죄 선고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경북 포항에서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여대생 사건으로 기소된 택시기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단독(부장 송병훈)은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A씨와 여대생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운전자 B씨에게 28일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사고는 지난해 3월 4일 오후 8시 46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KTX포항역 인근 국도에서 발생했다. 사고 발생 5분 전, A씨가 운전하는 택시에 탑승한 C씨는 자신이 다니던 대학으로 가자고 했지만 A씨는 빠른 속도로 다른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자신이 납치된 것으로 생각한 C씨는 달리던 택시에서 문을 열고 뛰어내렸고, 뒤이어 오던 B씨가 몰던 SUV 차량에 치여 숨졌다.

경찰 조사에서 이번 사고는 의사소통에 따른 참극으로 드러났다. 택시 블랙박스에서 C씨는 "S대학으로 가 달라"고 요청했으나 A씨는 "한동대요"라고 반문했고, C씨도 "네"라고 답했다. 택시가 한동대 방향으로 달리자 C씨는 남자친구에게 "이상한 데로 택시가 가. 나 무서워. 엄청 빨리 달려. 말 걸었는데 무시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60대인 A씨는 청력이 약해 평소 보청기를 착용했지만, 사고 당시에는 끼고 있지 않았다.

이후 A씨는 택시업에 종사하면서도 청력 관리를 소홀히 한 업무상 과실이 있고, B씨는 과속과 전방 주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B씨는 사고 당시 제한속도 시속 80㎞인 도로에서 약 103.7㎞로 달렸다.

재판부는 "A씨가 목적지를 다른 대학 기숙사로 인식해 해당 학교로 가는 통상의 도로로 운행했고 C씨가 겁을 먹고 고속으로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릴 것을 예견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도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앞 차량에서 사람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하기 어렵고 사고가 가로등 없는 야간에 발생해 피해자를 발견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며 제한속도를 지켜 주행하더라도 회피 가능 여부를 단정 짓기 어렵다"며 "이들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단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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