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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돌아올 경우 김정은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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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통령 선거의 관심은 온통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여부로 모아지는 분위기이다. 10월을 기점으로 각종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바이든과의 격차를 벌리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미국 내 분석가들은 트럼프 2기가 모습을 드러내면 1기에 비해 더욱 '극단적인' 정책들이 보다 '조직적인' 형태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예상한다. 1기의 교훈을 통해 트럼프 진영의 인사들이 행정부의 정책 이행 메커니즘을 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 미국 대선이 그러했듯이 외교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은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하지 않는 걸 보면 상당수 미국인이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가 미국의 국익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수 및 경제 지원을 끊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그는 자신의 대선 공약을 정리해 공개한 '어젠다47'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으로 국방예산과 군수자원을 고갈시켰다"고 비난하며 유럽으로부터 이를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 문제는 어떨까. 한반도 관련 쟁점이 미국 대선 과정에서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바이든은 외교정책의 전선을 더 이상 넓히고 싶지 않을 것이고 트럼프에게도 굳이 북한을 거론하는 것이 득이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여전히 김정은에 대해 '터프(tough)'하고 '똑똑하다(smart)'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트럼프가 유럽과 중동이 전쟁에 휩싸였는데 한반도는 평화롭다며 자신의 공적을 과시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트럼프 진영이 북한발 위협에 대처하는 방식 중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국 본토 방어 능력 향상 계획이다. 헤리티지재단이 보수 진영의 정책공약집 형태로 발간한 '프로젝트 2025'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기 위한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 추가 배치 방침을 밝히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계획했던 구매 물량의 3배가 넘는 차세대 요격미사일로 본토 방어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반면, 한반도 안보 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은 눈에 띄지 않는다. '프로젝트 2025'의 국방 분야를 집필한 저자는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대행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당시 에스퍼 국방장관을 트위터 해고하고 앉힌 대테러 전문가이다. 말하자면 대표적인 '순장조' 중 한 명이다.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장관 후보에도 오를 수 있다. 그는 퇴임 이후 펴낸 회고록에서 중국 위협 과장론을 내세우며 미국 국방비의 40~50% 삭감을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러한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만리경-1호'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고 김덕훈 내각 총리는 "우리 군의 위력이 명실공히 세계 최강급으로 장성 강화되었다"고 주장했다. 4강이나 8강은 아니어도 와일드카드로라도 16강 정도는 인정받겠다는 심산이다. 미국 대선 국면에서 이러한 북한의 계산법이 언젠가는 드러날 것이다. '위기 극대화 외교'는 북한 대외전략의 오랜 패턴이다. 문제는 대선 이전이냐 이후냐만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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