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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노, 그렇게 노력했는데…" 엑스포 유치 실패에 고개 떨군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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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째 이렇게 지노?”
29일 오전 1시 20분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결정되자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는 곳곳에서 탄식이 쏟아졌다. 프랑스 파리와 실시간으로 연결된 대형 스크린에서 ‘BUSAN(부산)’이 아닌 ‘RIYADH(리야드)’라는 영문이 뜨자 떠들석했던 회관 안엔 정적이 흘렀다. 이날 회관에는 전날 파리에서 시작된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결과를 함께 지켜 보고 마지막까지 유치 응원을 하기 위해 1,5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29표를 얻은 부산이 1차 투표의 관문도 넘지 못한 채 리야드(119표)에 큰 격차로 패하자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적시는 시민들도 여기저기 보였다. “우짜노, 그렇게 애쓰고 얼마나 노력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군 한 시민을 옆에 앉은 일행이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개최지 결정이 되자마자 힘 없이 일어나 밖으로 나가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망연자실한 듯 한참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부산시민들은 전날 밤부터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대규모 응원전을 펼쳤다. 회관 곳곳에는 ‘꿈은 이루어진다’ ‘오늘, 부산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들이 걸렸다. 회관 안에서 만난 최민우(53)씨는 “부산에서 세계박람회가 꼭 열릴 수 있도록 기원하기 위해 단체 회원들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대극장 1층 1,600여 석이 모자라 2층 400여 석에도 시민들이 자리잡았다. 대극장 양쪽 벽에는 세계 각국의 국기들이 줄지어 걸렸다. 동세진 부산시 유치홍보지원팀장은 “단체가 아닌 일반시민에게 개방한 2층까지 많은 시민들이 찾아 유치 열기에 다시 한번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본격적인 유치 응원전은 1,500여 명 이상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8시 30분부터 시작됐다.
부산시립합창단이 ‘10월의 어느 멋진 날’의 가사를 고쳐 유치를 기원하는 ‘11월의 어느 멋진 날’과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부산과 관련된 노래 등을 연이어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고, 시민들은 손에 쥐고 있던 깃발을 흔들었다. 시민 김정수(41)씨는 “부산시민이 하나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가슴이 뭉클하다”고 힘줘 말했다.
오후 9시쯤에는 투표가 이뤄지는 파리 현지에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영상 메시지가 상영됐다. 박 시장은 에펠탑을 배경으로한 영상을 통해 응원전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말을 전했다. 이어 참석한 시민들과 함께 ‘부산에 유치해’ ‘됐나? 됐다!’ ‘11월 28일은 부산이다’라는 응원 구호를 외쳤다. 다음으로 시민응원 특별공연, 유치 경쟁국 프레젠테이션(PT) 발표 시청, 파리 현지 연결 응원전과 투표 결과 생중계가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너무 실망하지 말자며 다음을 기약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시민 정철민(40)씨는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으면 된 것이고, 또 열심히 해서 이루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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