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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을 통해 위안을, 그리고 미래의 일상을 지탱할 힘을 선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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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향은 개인의 취향을 타인에게 드러내는 주요한 도구다. 동시에 향은 순간의 추억을 되살리기도 하고, 위안과 평안을 선사하기도 하는 신비한 감각이다. 비엘티엔 정명찬 대표는 향의 물성에 주목하고 이를 콘텐츠로 만든다. 향을 주제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정 대표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브랜드 '이토록'을 전개하고 있다. 향에 대한 책 출간, 전통 향료 개발 등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며 향을 재밌게 다루는 브랜드를 꿈꾸는 정명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회사소개 부탁드립니다.
"사명 비엘티엔의 뜻은 'BLTN', 즉 'Better Late Than Never'의 줄임말입니다. 향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여러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홈 프래그런스 브랜드 '이토록 프래그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조향 수업도 함께 진행합니다. 2023년부터 조향사라는 직업과 창업을 주제로 학생과 예비창업자 대상의 교육을 시작했고, 프래그런스 브랜드 창업과 정부지원사업 컨설팅, 향기 마케팅 컨설팅 등의 작업을 통해 향을 전문적으로 다루며 고객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첫 직장은 대학교 행정실이었습니다. 교직원 특성상 규칙적인 업무의 연속이었는데, 조금 더 능동적이고 확장 가능성이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피트니스 센터를 오픈하며 창업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아쉽게도 동업자의 의견차로 그만두긴 했지만요. 이후 화장품 회사에 입사했지만, 창업 욕심은 여전했습니다. 그렇게 2022년 비엘티엔을 창업했어요. 어떻게 보면 일관성 없는 직무 경험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를 운영하며 겪는 수많은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데 그 모든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느껴요."
향을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향을 좋아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향초나 인센스, 향수를 즐겼어요. 그때도 '앞으로 점점 다양한 분야에서 향이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아요. 향수나 방향제처럼 향 그 자체를 중심으로 한 제품은 물론 공간의 꾸밈과 브랜딩,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향이 활용될 수 있을 거라 짐작했기 때문입니다. 후각은 감정, 기억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감각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향을 통해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영역이 계속해서 확대될 거라 판단했어요. 개인적으로는 힘듦을 겪을 때마다 향을 통해 위안과 휴식을 얻곤 했습니다. 제가 향을 통해 도움받은 것처럼 누군가에게도 향이 휴식과 위로의 수단이 되길 바랐습니다."
브랜드 명이 독특한데요. 무슨 의미인가요?
"강조 부사 '이토록'이라는 단어를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향과 브랜드의 색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반복되는 매일 그 일상 속에서 향이 닿는 그 순간을 강조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중의적인 의미를 노리기도 했어요. 향을 통해 시간, 공간, 사람을 잇기를 바라는 마음에 '잇도록'이라는 뜻을 부여했고, 또 우리 향을 통해 괴로운 기억과 감정을 날리도록, 즉 '잊도록'이라는 뜻도 브랜드에 담았습니다. 이 뜻들을 복합적으로 전달하고자 'YITOROK'이라는 알파벳으로 표기하고 있고요."
어떤 제품들이 있나요? 제품을 만들 때, 주로 어떤 점을 고려하나요?
"처음 출시한 스프레이 타입의 실내 방향제, 그리고 2022년 겨울 소개한 향초가 있습니다. 지금 준비 중인 제품은 오일 드롭형 방향제입니다. 이토록의 제품은 모두 공간을 채우는 방향형 제품임과 동시에 사용자의 직접적인 행동이 개입돼야 향을 발산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상의 시간에 향을 더하는 순간만큼은 사용자 스스로가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순간이 기억 한 조각으로 남아 미래의 일상을 지탱하는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 외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은 무해함입니다. 사용자에게,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무해한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향 워크숍은 어떻게 구성되어있나요?
"기본적으로 향료 체험 후 간단한 조향을 통해 나만의 향을 만드는 실습으로 구성했습니다. 때로는 주제에 따라 프로그램 구성을 바꿔가며 진행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책방에서 진행하는 조향 워크숍은, 주제가 되는 책의 장면이나 감상을 향으로 재현한 뒤 이를 매개로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또 퍼스널 브랜딩 조향 워크숍은, 계열별 향의 성격과 이미지를 이해하고 나의 브랜딩을 강화할 수 있는 향을 찾아 만드는 과정으로 구성합니다. 이 외에도 향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워크숍 콘텐츠도 개발 중입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향이라는 매개체로 기억과 감정을 새롭게 환기하는 수강생과의 워크숍이 기억에 오래 남아요. 타바코(Tobacco)라는 향료가 있습니다. 마른 건초의 따뜻한 내음과 가죽의 부드러운 향이 느껴지는 향료입니다. 한 수강자는 이 향을 시향한 뒤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전 피우시던 마른 담뱃잎을 보관한 가죽 지갑의 향'으로 그 물성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곤 '이 향을 통해 잊고 지냈던 아버지의 생전 모습 중 한 단편을 다시 만났다'며 향의 신비함에 매료됐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은 타바코 향료를 통해 제게도 선명하게 남았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제야 막 사업을 시작한 단계입니다. 앞으로도 향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아요. 먼저 새로운 향료를 개발하는 일입니다. 시장에서 주로 다루는 향료는 서구 문화권에서 개발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향과는 향취도 다르고, 사용법도 차이가 있어요. 전통 향의 특징을 살리되 현대적인 색채로 재해석한, 독자적인 향료를 개발해보고 싶습니다. 또 조향을 접목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향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기억을 잇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향을 주제로 한 책 출간도 앞두고 있어요.(웃음) 향을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브랜드로 '이토록'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시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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