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노화 일으키는 ‘중간 노화 세포’ 찾았다

입력
2023.11.27 10:37
수정
2023.11.2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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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의료원 연구팀, 적절한 자극하면 다시 '젊은 세포' 기능 회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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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노인의 장기 조직에 '중간 노화 세포(Mid-old Cells)’가 존재한다는 걸 처음으로 알아내고, 이 세포를 이를 적절히 자극하면 세포가 다시 젊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중간 노화 세포는 세포 노화의 여러 진행 단계 중 젊은 세포와 완전 노화 세포의 중간 단계에 있는 세포를 의미한다.

아주대의료원 박태준 생화학교실 교수(이영경 연구교수·박순상 연구강사)과 김장희 병리학교실 교수(김영화 연구교수) 연구팀은 노인 장기 조직에 ‘중간 노화 세포’란 새로운 개념의 세포가 존재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IF 16.6)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중간 노화 세포 축적이 노인 장기의 기능 장애에 영향을 주는 것을 처음으로 규명했고, 또 이러한 중간 노화 세포가 완전 노화 세포보다 노인 조직의 만성적인 염증과 장기 내 표피 세포 기능 저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확인했다.

특히 중간 노화 세포를 적절히 자극하면 다시 젊은 세포와 비슷한 기능으로 회복할 수 있음을 세포 및 노화된 마우스를 이용해 규명했다.

노인들도 세포에 적절한 자극을 주면 기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그동안 항노화 치료 전략은 완전 노화 세포를 인위적으로 없애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노화 세포 제거 과정 중 오히려 염증이 유발되고, 약물 자체가 젊은 세포에도 독성을 가질 때가 많아 실제 상용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중간 노화 세포의 경우 외부 성장 인자 등에 대한 반응성이 남아 있어 젊은 세포 유래 인자(Juvenil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s·JASPs)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세포 기능이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노화 세포를 약물 처리해 인위적으로 제거하지 않더라도 세포 기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건강한 세포에서 유래한 물질이 작용하므로 노화 세포 제거 약물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게 장점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태준 교수는 “인체 노화 분야에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노인 장기 기능 저하 원인과 치료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밝힐 수 있게 된 데에 의의가 있다”고 했다.

김장희 교수는 “항노화 치료 전략에 있어서 ‘중간 노화 세포의 기능 회복’이란 새로운 항노화 치료 패러다임을 열어 새로운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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