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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려난 하마스 인질에 4세 미국인 소녀 포함… 바이든 “휴전 연장이 목표”

입력
2023.11.27 06:24
수정
2023.11.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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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연설서 확인… “전원 귀환 때까지 노력”
“보장 없지만 인질 석방되는 휴전 이어지길”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4세 소녀 애비게일 이단이 하마스에 의해 두 달 가까이 억류됐다 풀려난 26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건물 벽에 투사된 애비게일의 사진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텔아비브=AP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4세 소녀 애비게일 이단이 하마스에 의해 두 달 가까이 억류됐다 풀려난 26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건물 벽에 투사된 애비게일의 사진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텔아비브=A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교전 중지·인질 석방’ 합의에 따라 풀려난 인질들에 처음으로 미국 국적자가 포함됐다. 주인공은 네 살배기 소녀인 애비게일 이단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임시 휴전 기간이 연장돼 인질이 추가 석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 중단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 휴가지인 미국 매사추세츠주 휴양도시 낸터킷에서 긴급 대국민 연설을 통해 “4세 소녀 애비게일이 오늘 가자지구에서 풀려난 23명의 인질 중 한 명”이라며 “그는 현재 안전하게 이스라엘에 있다”고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었다”며 “그가 견뎌낸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애비게일이 집으로 돌아온 것에 감사한다”며 카타르와 이집트, 이스라엘 정부 모든 관계자들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다른 미국인 인질 석방에 대한 기대감도 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인 추가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인질 전원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애비게일 친척 “오늘이 오기를 바라고 기도”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애비게일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키부츠(집단농장) ‘크파르 아자’에서 양친이 하마스에 의해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한 뒤 인질로 붙잡혔다. 그리고 이달 24일 억류된 상태에서 네 번째 생일을 맞았다. 오빠 마이클(9)과 언니 아멜리아(6)는 피습 현장에 함께 있었으나, 납치되지 않고 생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비게일이 석방된 뒤, 친척 할머니인 리즈 허시 나프탈리와 사촌 노아 나프탈리는 성명을 통해 “오늘이 오기를 바라고 기도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안도감과 감사함을 표현할 길이 없다”며 휴전 협상을 중재해 준 바이든 대통령과 카타르 정부에 사의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목표가 인질 추가 석방을 위한 임시 휴전 연장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휴전을 내일 이후까지 이어가 더 많은 인질이 풀려나고 인도주의적 도움이 가자지구에 도달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어떤 것도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이것이 추구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것은 풀려난 가족들의 웃음과 눈물에서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인질이 석방되는 한 휴전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연장 가능성이 없지도 않다. 바이든 대통령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하루에 10명씩 추가로 인질을 석방할 경우 휴전을 연장하는 데 동의했다. 하마스도 26일 공식 성명에서 “4일간의 휴전 기간 종료 뒤 이를 연장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며 “석방되는 이들의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합의했던 시한부 휴전은 일단 28일 오전 7시에 종료된다.

다만 기간이 무한한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 각료회의는 하마스와의 협상안을 승인하며 휴전 기간을 최장 10일로 못 박았다.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도 최대 300명까지로 제한했다.

미 안보보좌관 “바이든, 이스라엘의 국제법 준수 바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 낸터킷에서 이날 하마스로부터 풀려난 미국인 인질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하던 중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겨 있다. 낸터킷=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 낸터킷에서 이날 하마스로부터 풀려난 미국인 인질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하던 중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겨 있다. 낸터킷=A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격 재개 시기가 늦춰지기를 바라는 눈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일시적 휴전이 끝나면 총력을 기울여 가자지구 군사 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통화에서 모든 인질이 풀려나도록 계속 노력하자는 데 두 정상이 동의했고, 교전 중지와 인도주의 지원 확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NBC·CNN방송에 잇달아 출연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어권 차원에서 이스라엘의 공격 재개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스라엘이 국제법의 민간인 보호 의무를 준수하고 인도주의 지원에도 신경 쓰기를 바라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24일부터 나흘간 휴전과 함께 이스라엘인 인질 5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석방한다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합의에 따라 26일까지 사흘간 인질 58명(외국인 19명 포함) 및 수감자 117명이 풀려났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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