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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시신 찾으러 귀향하는 가자 난민에 발포한 이스라엘..."말 뿐인 휴전"

입력
2023.11.2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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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시신·부서진 집이라도 보고파”
일시휴전 소식에 가자 피란민들 북부로
이 군, 북향 난민에 총격...사망 소식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일시 휴전에 들어간 24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임시 거처에 머물던 한 팔레스타인 피란민 여성이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를 안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일시 휴전에 들어간 24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임시 거처에 머물던 한 팔레스타인 피란민 여성이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를 안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4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일시 휴전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가자지구 피란민들이 귀향에 나섰다. 두고 온 가족들의 시신을 수습하거나 떠나온 집의 잔해라도 보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스라엘군이 임시휴전 중임에도 이들에게 총격을 가해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목격담이 나오고 있다.

24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목격자들을 인용해 휴전 이후 가자 북부로 돌아가려는 피란민들에게 이스라엘군이 총을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시작 전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며 남부로 피란을 온 가자 주민들의 북향을 금지했다.

그러나 북부에 고향 집, 친지와 가족들의 시신을 두고 온 일부 피란민은 휴전 소식에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가자 중부 데이르 알 발라 난민 수용소에 머물던 북부 주민 카림 알 나시르는 이날 오전 피란민 수천 명과 함께 귀향길에 올랐다. 그런데 이스라엘군이 이동행렬에 총을 쐈고, 이때 다리에 총을 맞은 알 나시르는 현재 걸을 수 없게 됐다. 알 나시르는 “이게 무슨 휴전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익명을 요구한 이집트 관리도 이스라엘 탱크가 이날 오전 가자시티 남부의 검문소에서 한 무리의 팔레스타인인들에 총격을 가해 2명이 사망했다고 NYT에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이러한 총격에 대한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이스라엘 병력이 휴전 합의 내용에 따라 “지정된 휴전선을 따라 배치돼 있다”고만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포격을 피해 가자 북부의 집을 떠나 남부로 대피했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24일 일시휴전을 맞아 나귀가 끄는 달구지에 몸을 싣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포격을 피해 가자 북부의 집을 떠나 남부로 대피했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24일 일시휴전을 맞아 나귀가 끄는 달구지에 몸을 싣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이날 남부 칸유니스의 길거리는 잠시나마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짐가방, 침구를 들고 떠나는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으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기자시티 출신의 작가 나이루즈 카르무트는 “(임시휴전에 들어가자) 많은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집의 잔해나 두고 온 친척들을 보려고 하고 있다. 대부분 피란을 오며 연락이 끊긴 친지들의 안부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휴전 기간 도중 이스라엘군이 민간인들의 가자 북부 이동을 금지한 것은 사실상 ‘추방’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왔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오마르 샤키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담당 국장은 NYT에 “가자 민간인 중 일부를 살던 곳에서 추방하는 건 긴급한 안보나 군사상의 이유로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된다”며 “영구적인 추방은 전쟁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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