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질, 지친 표정으로 가자 탈출… "안전하게 도착하길" 숨죽인 이스라엘

입력
2023.11.25 01:17
수정
2023.11.25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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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13명 탑승 차량 라파 통과 포착
파견 나온 이스라엘 정보 당국에 인계
백악관도 "석방 과정 실시간 예의주시"
팔 수감자 석방 지역선 이 '최루탄 대치'

24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을 태운 국제 적십자위원회(ICRC) 차량이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향하는 라파 검문소 인근을 통과하고 있다. 라파=로이터 연합뉴스

24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이스라엘인 인질을 태운 국제 적십자위원회(ICRC) 차량이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향하는 라파 검문소 인근을 통과하고 있다. 라파=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의해 억류돼있던 이스라엘 인질 13명이 48일 만에 석방됐다. 이스라엘 당국과 의료진, 인질 가족들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이들이 자국에 무사히 도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하레츠,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인질들은 이날 오후 5시쯤 가자지구에서 벗어나 이집트로 이동했다.

이들은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직원들에게 인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칸유니스의 한 병원에서 간단한 건강 검진을 받았고, 이집트로 향하는 라파 검문소를 통과해 가자지구를 빠져 나왔다.

라파 검문소 이집트 지역엔 일찍부터 인질을 보려는 이집트인들이 잔뜩 몰려 들었다. 인질을 태운 적십자사 차량 4대가 국경을 통과하자 이들은 차량에 몰려들며 사진과 영상을 찍었고, 피곤함에 지친 인질 일부가 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집트로 건너 온 인질들은 이집트 관리들에게 인계된 후 현장에 파견 나온 이스라엘 정보 당국 관계자들에게 넘겨 졌다. 이들은 이집트 알아리시 공항에서 헬기를 타고 이스라엘 남부 하체림 공군기지로 후송된다.

24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슈나이더 의료센터 앞에서 이스라엘 보안 당국 관계자들이 인질 후송을 기다리며 외부 시선을 차단하는 가림막을 세우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24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슈나이더 의료센터 앞에서 이스라엘 보안 당국 관계자들이 인질 후송을 기다리며 외부 시선을 차단하는 가림막을 세우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인질 석방 소식을 전후해 이스라엘엔 긴장감이 맴돌았다. 인질들이 도착할 하체림 공군기지에도 정부 관계자들이 배치됐고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석방 사실을 통보 받은 가족들은 지정된 병원에 미리 도착해 애타는 마음으로 이들을 기다렸다. 병원 앞엔 구급차와 의료진이 배치돼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했고, 이스라엘 보안 당국 관계자들은 인질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병원 앞에 가림막을 쳤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군과 병원에 심신이 쇠약해져 있을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지침을 마련해 배포했다. 장난감과 침구, 개인 물품 등도 구비됐다.

CNN은 “미국 백악관 관리들도 인질 이송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수도 텔아비브의 이스라엘방위군(IDF) 작전국 지휘센터에서 석방 과정을 감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인 인질들보다 먼저 도착한 태국인 인질들은 텔아비브 남쪽에 위치한 샤미르 의료센터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앞서 이들은 총 12명으로 알려졌으나 카타르 정부와 국제적십자사는 "태국인 10명과 필리핀인 1명"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모두 남자이며, 약 48시간 동안 병원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태국인 인질 추가 석방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24일 예루살렘 북부의 오페르 군교도소 인근에서 이스라엘 군사 당국 관계자들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에 대비해 경계를 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24일 예루살렘 북부의 오페르 군교도소 인근에서 이스라엘 군사 당국 관계자들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에 대비해 경계를 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한편 요르단강 서안지구 베투니아 검문소에선 이스라엘이 곧 석방될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충돌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베투니아 검문소에 도착한 팔레스타인 무리에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했다”며 “총성이 울려퍼졌다”고 전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이날 풀려날 예정인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 일부의 집을 이스라엘 경찰이 포위한 채 가족과 친척들이 몰려드는 것을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에 승리했다는 연출'을 목적으로 축하 행사를 하는 걸 막기 위해 이같은 행위를 했으며, 언론 취재도 통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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