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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하고 남은 잉여 자재, 온라인 전문 플랫폼에서 사고 파세요"

입력
2023.11.28 14:57

[소상한 토크 #62] 경험에서 창업 기회를 엿본 소상공인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혹자는 창업의 핵심을 사회 문제 해결과 일상 혁신에 있다고 주장한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어야 하고, 따라서 창업의 첫걸음은 고객의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라는 소리다. 하우즈 주식회사의 이수진 대표 역시 10년 이상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새 비즈니스를 개척했다.

이수진 대표. 하우즈 제공

이수진 대표. 하우즈 제공

어떤 비즈니스를 하고 있으신가요?

"'자재장터'라는 건축 인테리어 잉여자재 직거래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동시에 인테리어 디자인 시공 회사를 경영하며, 서울 삼각지와 압구정로데오에 문화, 상업공간도 함께 관리하고 있습니다. '공간'이라는 키워드를 매개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진행합니다."

다양한 비즈니스로 분화해 뻗어가고 계신데요, 그 확장 과정이 궁금합니다.

"시작은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었어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준비하고, 이를 실행해 나가며 조금씩 확장을 거듭할 수 있었습니다. 건축학을 전공하고 프리랜서로 일하며 고객의 니즈에 귀 기울이다 보니 앞으로 인테리어 시장이 성장하리란 판단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게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했고, 프랜차이즈 상업 공간 인테리어를 맡게 되며 '내가 직접 브랜딩하고 인테리어한 상업공간을 운영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뜻이 맞는 동업자들과 함께 첫번째 상업공간을 열게 됐어요. 자재장터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마찬가지로 인테리어 사업을 하며 '잉여자재'에서 오는 문제를 명확히 인식했기 때문이에요. 공사 후 남은 건축 자재를 효율적으로 처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사업화하다 보니 온라인 직거래 서비스로 확장하게 됐습니다."

인테리어 현장을 점검하는 이수진 대표. 하우즈 제공

인테리어 현장을 점검하는 이수진 대표. 하우즈 제공

잉여자재 직거래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시장인데요.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요?

"잉여자재란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고 최종적으로 남는 자재를 일컫는 말입니다. 공사기간이나 운송비, 인건비 등의 문제로 실사용량 대비 5%~10% 정도의 자재를 초과 발주하는 경우가 흔한데요. 공사가 끝난 뒤 잉여자재는 보관, 비용 문제로 폐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체 추산 결과 연간 6조 원 규모의 잉여자재가 발생하고, 그 중 절반 이상은 폐기처분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며 초과 발주로 남게 된 멀쩡한 자재들을 폐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문제라고 여겼고, 잉여자재를 처리하기 위해 중고거래를 해보니 그 수요가 폭발적이었습니다. 그 후 잉여자재를 주제로 한 최적화 서비스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용자들이 얻는 이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잉여자재 판매자는 폐기비용을 절감함과 동시에 자재를 판매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구매자는 새 자재와 비교할 때 최대 50% 가까이 저렴하게 자재를 확보할 수 있어 인테리어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재장터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매칭해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현재 솔루션 및 서비스의 개발, 운영 현황은 어떤가요?

"현재 자재장터 서비스의 최소기능제품(MVP·Minimum Viable Product) 제작을 완료하고 사용자 검증 및 시장 테스트 중입니다. 가장 많은 폐기물이 발생하는 서울 강남구를 1차 타깃 시장으로 설정하고, 이후 서울 인근 지역, 수도권 등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B2B 영업에 박차를 가하며 초기 데이터 확보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서비스의 주요 기능은 먼저 잉여자재가 나올 경우 위치 기반으로 구매자와 매칭하고 사전 예약을 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기존 오프라인 시장에선 자재의 종류, 수량, 지역에 따라 제한적인 거래만 이뤄졌는데요.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국 단위, 전 종류의 자재를 대상으로 최적화된 매칭 서비스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또, 어플리케이션 내 결제 기능을 추가해 불투명했던 기존 현금 거래 시장을 대체하고 편의성도 높이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확장 계획은 무엇인가요?

"자재장터는 잉여자재 직거래 서비스로 시작, 최종적으로는 인테리어 시장 참여자 모두를 위한 커뮤니티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업계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 인테리어 업체와 자재 업체, 폐기물 업체 등과 협약을 맺고 있습니다. 100개의 협력사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중장기 목표 중 하나는 잉여자재를 활용해 자체 리사이클링 제품을 제조하는 것이 있겠습니다. 2024년에는 투자 유치,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 중입니다."

자재장터 서비스 화면. 하우즈 제공

자재장터 서비스 화면. 하우즈 제공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의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있었나요?

"제 사업의 여정은 반대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음 취업이 아니라 직접 사업을 해보겠다 결심했을 땐 저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조차 '취업이 낫지 않겠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 그 후 F&B와 관련된 사업에 동업자로 참여할 땐 '동업은 절대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위 우려와는 다르게 인테리어 회사는 여전히 순항 중이고, F&B 매장은 3개로 늘어났습니다. 앞서 시작한 사업과 경험을 토대로 자재장터라는 온라인 플랫폼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고요. 100%의 확신,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 거 같아요. 선택한 길에 대한 믿음과 함께 그 길을 헤쳐 나갈 도구와 함께 할 동반자, 적당한 시기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어느 순간 확신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창업에 도전하는 것을 망설이는데요.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유튜브를 운영했을 때, 또래인 20대 예비창업자들의 고민을 많이 접했어요. 막연히 꿈에 부풀어 '맨 땅에 헤딩'하던 때가 떠올라 진심을 담아 답변하며, 사업가의 길이 어렵다는 걸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뚜렷한 목표 또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이를 차근히 발전시키다 보면 언젠가 도전할 수 있는 준비가 되고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는 거 같아요. 그때를 놓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시길 응원합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든 도전은 늘 멋진 것이고, 성취는 도전한 사람만을 위한 보상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겸비한 예비창업자들이 마음 놓고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활기찬 기운이 우리 사회를 감싸길 바랍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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