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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학과 개설, 논술 부활 추진... 서울대 인문대 확 바뀐다

입력
2023.11.25 01: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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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발전계획 연내 최종 발표
국제적 K-컬처 현상 적극 수용해
논술 통해 인문적 소양 평가 계획

서울대 정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대 정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인문학 위기' 타개 방안을 고심해온 서울대 인문대가 국제적인 한국 문화예술(K-컬처) 선호 현상을 반영하기 위해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학 전공(한국학과)을 개설한다. 또 대입전형에 논술시험을 다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대 인문대의 '중장기발전계획 초안'에 담긴 내용들이다.

24일 서울대 관계자들의 얘기에 따르면, 이 대학 인문대 중장기발전계획위원회는 22일 인문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중장기 발전계획 핵심안'을 소개하며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 발표된 계획은 추가 검토를 거쳐 올해 안에 확정안으로 공표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위원회는 미국·유럽·아시아 주요 대학의 사례 분석을 통해, 외국 대학 인문학 교육 및 운영 체계 등을 조사했다. 위원회는 조사를 바탕으로 올해 1월부터 △비전 △체제 △교육 △연구 △모집 단위 △인프라·소통 등 6개 분과 연구팀을 구성, 인문대 개선방안을 연구했다. 위원회엔 학장단 4명을 포함, 인문대 교수 총 33명이 참여했다.

우선 연구 분과에서는 세계 인문학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한국학 전공 설치' 방안이 제시됐다. 최근 국제적으로 한국 예술과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는 상황임에도, 정작 국내에서는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진 외국 학생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시도다. 이미 한국학과 설치 관련 연구팀을 꾸린 위원회는 시설·교수진·정원 등을 논의해, 일단 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학 학부·대학원 전공 설치'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모집단위(입시) 분과에선 '논술전형 재도입'이 거론됐다. 서울대 인문계열 논술전형은 2014학년도 정시 논술 전형을 끝으로 사라졌다. 위원회 관계자는 "논술 전형이 과거 변별력 문제 때문에 폐지됐는데, 이번 연구팀에선 논술이 인문학적 소양을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원회는 인문대 자체 결정으로 입시 전형을 결정할 수 없는 만큼 학교 측에 건의해 충분한 논의를 거치기로 했다.

교육 분과에서는 '인문학 교육의 국제화'를 추진한다. 서울대 인문 관련 대학원 박사 과정만 거쳐도 외국 대학 교수로 임용될 수 있을 정도로 국제적 역량을 갖추겠다는 뜻이다. 졸업 이수 요건으로 학습 및 연구 목적의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제도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융복합 교육 프로그램'도 핵심 개혁안 중 하나다. 서울대 인문대는 인문대학 교육혁신위원회(가칭)를 세워 △학과 단위에서 설계하기 어렵거나 △학과·단과대학 간 중복될 수 있는 융·복합적이고 미래지향적 교과목 설계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교수의 소속이나 학과 체제를 좀 더 유연하게 운용하자는 방안도 있었다. 역사 관련 3개 학과(국사·동양사·서양사)를 합쳐 올해 닻을 올린 역사학부처럼, 유사 성격의 학과를 묶어 효율적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교수진 역시 과 소속에서 상위단위로 소속을 전환해, 학문적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자는 방안이 제시됐다. 강창우 서울대 인문대 학장은 "인문대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 각 분야에서 리더로 나설 수 있도록 이번 계획안을 마련했다"며 "학문 생태계를 유지·발전시켜야 하는 책무를 가진 서울대인 만큼 인문대는 후속 인재 육성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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