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된 남산 힐튼호텔, 남산 조망 최대한 가리지 않게 재개발

입력
2023.11.23 13:34
수정
2023.11.23 15: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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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건축사적 가치 고려 로비 등 원형 보존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 전경. 연합뉴스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 전경. 연합뉴스

서울 남산 자락에 위치한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힐튼 호텔)’이 남산의 조망을 최대한 가리지 않는 방향으로 재개발된다. 호텔의 건축사적 가치를 고려해 로비 등은 원형 보존한다.

23일 서울시는 전날 제5차 도시계획위원회 분과소위원회를 열고 중구 힐튼 호텔(양동구역 제4-2ㆍ7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결정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1983년 건립된 밀레니엄 힐튼은 지하 1층, 지상 22층 규모의 5성급 호텔로 국내 ‘1세대 현대 건축가’로 꼽히는 김종성씨가 설계했다. 남산을 마주 보게 지어져 숙박객들에게 남산의 아름다운 전경을 선사해주는 공간으로 인기를 끌었다. 대우개발이 운영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1999년 싱가포르 기업에 팔렸고, 코로나19로 경영난에 빠지면서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업체 이지스자산운용에 다시 매각됐다.

이번 계획안에는 힐튼호텔을 관광숙박시설 1개동과 업무시설 1개동 등으로 복합 개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용적률은 1,079% 이하, 건폐율은 50% 이하, 최고 높이는 143m 이하, 층수는 33층으로 결정됐다

무엇보다 남산 조망을 고려해 건축물 배치를 계획한 게 특징이다. 기존에는 서울역에서 남산을 보기 위한 조망점이 후암로변 방향에만 있었지만, 서울역 북측에서 남대문교회∼남산까지 이어지는 조망점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김종성씨가 설계한 호텔 로비(아트리움)는 층고가 높고, 브론즈ㆍ대리석 등 재료로 마감해 우아함과 장중함이 드러나는 핵심공간으로 꼽히는데 재개발사업 시행 때 로비의 계단, 기둥 등의 형태 및 재료를 보존한다. 또 서울역에서 남산으로의 보행 접근성 개선을 위해 구역 내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고, 실내외가 연계된 시민활동공간도 조성할 방침이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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