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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정찰위성 성공적 발사"… 합참 "세부 제원 분석 중"

입력
2023.11.22 04:46
수정
2023.11.22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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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 "발사 705초 만에 궤도 정확히 진입"
빠른 시일 내 수개 추가 위성 발사 나설 듯
합참 "한미일 정보 공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신원식 "9·19 효력 정지 대비 정찰 자산 투입 준비"

북한이 5월 31일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천리마 1형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5월 31일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천리마 1형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세 번째 시도 만에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 군 당국은 위성이 궤도에 제대로 진입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며 "발사 후 705초 만인 22시 54분 13초에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보도했다. 전날 위성 발사 후 약 3시간 후에 나온 발표다.

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에서 발사를 참관했으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결정을 가장 정확하고 훌륭하게 관철한 전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과 연관 기관의 간부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을 열렬히 축하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1월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를 열고 '핵무기 고도화'를 선언하며 △초대형 핵탄두 △1만5,000㎞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활공비행체(HGV) △다탄두개별유도기술(MIRV) △중형잠수함 및 핵잠수함(SSN) △고체형 ICBM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SLBM) 등과 함께 군사정찰위성을 연구·개발 중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 발사 성공을 발판 삼아 추가 위성 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빠른 기간 내에 수개의 정찰위성의 추가 발사 계획을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 제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1일 경기도 평택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전투지휘소에서 작전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국방부 제공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1일 경기도 평택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전투지휘소에서 작전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공식적으로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군 당국은 신중한 모습이다. 군은 현재 북한 발사체의 단 분리 성공 및 정찰위성의 우주궤도 진입 여부를 분석 중이다. 실제 성공 여부는 위성이 궤도를 몇 바퀴 돌아봐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3시11분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즉시 포착해 추적·감사했으며, 한미일 간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며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은 각국별 지정된 해역에 탐지거리 1,000㎞ 이상인 레이더가 장착된 이지스 구축함을 사전 배치, 공동 탐지 및 추적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군은 낙하물을 인양해 북한의 기술력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북한 위성의 잔해물은 한반도 서해 남서쪽 수역 2곳과 필리핀 동쪽 수역 1곳 등 총 3곳에 떨어진 것으로 예상된다.

합참은 또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 발사를 도운 것으로 보고 "이번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했으며, 과학·기술협력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재차 명백히 위반한 도발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을 예의주시하며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위성 발사에 접경 지역의 정찰과 군사훈련을 금지한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것으로 응수에 나설 전망이다. 국방부는 "신원식 장관은 이날 새벽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이어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에 대비한 군사적 조치사항을 논의하고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시 연합 정보감시정찰(ISR) 자산별 계획 변경 및 투입 준비 등 조치 사항을 치밀하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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