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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존중의 불씨를 지피니 아이들 자존감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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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멸위기 극복 장면, '지역 소극장'. 기발한 아이디어와 정책으로 소멸 위기를 넘고 있는 우리 지역 이야기를 4주에 한 번씩 토요일 상영합니다.
김석구 대표는 도시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자녀를 시골 초등학교에 보냈다가 변하는 모습을 보고 청량산풍경원 농촌유학센터를 세우기로 결심했다. 그의 아들은 고등학교까지 무사히 졸업하고 지금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도시학교에서 애를 먹던 우리 아이가 시골 작은 학교에서 자존감을 찾고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비슷한 처지의 다른 도시 아이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부부 은행원이던 그는 아내보다 먼저 사표를 내고 고향인 양삼마을로 귀향했다. 고조부 때부터 살아온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었다. 그곳에서 자신의 아이를 10㎞ 떨어진 면소재지 명호초에 보냈다. 학생 수가 적다 보니 교사는 아이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가르치고 보살폈다. 덕분에 또래들과 잘 어울리고, 모범생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귀향 이듬해부터 지인의 권유로 농촌유학센터 설립에 착수해 2014년 말 완공했다. 김 대표에 이어 아내도 은행을 그만뒀고 부부 퇴직금을 털어 넣었다. 약 264㎡ 규모의 2층짜리 교육관은 닭이 알을 품은 형상인데 건축사인 친형이 무료로 설계해줬다.
지난해엔 담보대출 등으로 5억 원의 자금을 마련해 생활관도 새로 마련했다. 김 대표는 “농어촌 단독주택형 주거시설의 가장 큰 문제점인 냉ᆞ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고성능 단열재와 고기밀 시공, 시스템창호, 히트펌프형 냉난방설비 등으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공간으로 꾸몄다”고 흐뭇해했다.
현재 이곳 농촌유학생의 수는 22명. 농림축산식품부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있는 전국 28개 센터 중 3번째로 많은 숫자다. 이처럼 활성화될 수 있는 비결로 김 대표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센터 운영 방침을 꼽았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학부모와 센터는 물론 동네주민들이 모두 아이들의 자존감 회복과 인생의 지혜를 전수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농촌유학은 △맞벌이 등으로 자녀를 돌보기 힘들거나 △도시 큰 학교에서 적응을 어려워하고 △도시에서 별다른 어려움은 없지만 한 번쯤 시골학교를 체험해보고 싶은 아이들에게 안성맞춤이라고 추천했다.
그는 “자아 존중의 불씨를 지폈더니 실제 아이들의 자존감이 높아지는 걸 실감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센터 운영을 통해 도농교류 확대 등 소멸위기 극복에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아름다운 것을 많이 보고 자란 아이들이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고, 밝은 것을 많이 보고 자란 아이들이 밝은 인생을 살아간다”며 “아이들을 억지로 변화시키려 하기보다는 스스로 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센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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