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적절한 언행엔 무관용"...최강욱 '암컷' 발언 경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확인 경력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 의원은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하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잇따르는 당 내부의 설화와 관련해 “국민의 공복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며 단속에 나섰다.

이 대표는 21일 페이스북에 “정치인에게 말 한마디는 천근의 무게를 지녔다”며 “언행은 언제나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하고 또 그렇게 평가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국민의 공복인 정치인은 언제나 겸허하게 국민을 두려워하고 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복이 주인을 어떻게 섬기는지는 그의 언행과 태도에서 알 수 있다”며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면서 어찌 주인을 존중한다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의 이날 글은 최근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설화로 당 안팎의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나왔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민형배 의원의 북콘서트에서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것은 잘 없다”며 “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 김영선(앞줄 오른쪽), 정경희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암컷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여성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 전 의원의 직접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바란다"고 밝혔다. 뉴스1

이에 당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됐고, 민주당에서도 최 전 의원에 대한 엄중 경고가 나왔다. 국민의힘 여성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건국 이래 대한민국 정치에서 듣도 보도 못한 막말”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을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최 전 의원 같은 사람은 정계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정성호 의원이 페이스북에 “구화지문(口禍之問ㆍ입은 재앙의 문이다) 설참신도(舌斬身刀ㆍ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라고 쓰며 최 전 의원을 비판했고,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우리 당 국회의원이었던 최강욱씨를 이제는 떠나보낼 시간”이라고 적었다. 민주당은 조정식 사무총장 명의로 최 전 의원에게 ‘엄중 경고’ 조치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