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피부가 촉촉해요, 발바닥 외 피부에서도 땀이 나나요?

입력
2023.11.22 09:00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6세 요크셔테리어를 기르고 있습니다. 저희 강아지는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가 있어 피부가 좋지 않은데요. 아토피 치료를 받으면서 군데군데 상처 난 피부가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목과 가슴 쪽 털이 빠지면서 땀이 나는 것처럼 피부가 자주 습해집니다.
강아지는 발에 땀샘이 있어서, 발바닥에서만 땀이 난다고 알고 있는데요. 목이나 가슴쪽 피부에서도 땀이 날 수 있나요? 습진이나 다른 피부병이 생긴 걸까요? 이상한 냄새도 나서 걱정입니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땀이 안 나게 할 수 있는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A. 안녕하세요, 경기도 최초 피어프리 인증 동물병원 원장이자 반려인인 신성우 수의사입니다. 무더운 날씨가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이 오는 시점인데요. 지난여름 땀을 흘리던 사람들과 달리 강아지들은 땀을 흘리는 것을 못 보셨다고 생각할 겁니다.

종종 병원에 내원하는 보호자 분들도 강아지가 땀을 흘리는지 여쭤보시는데요,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강아지도 땀을 흘립니다. 다만, 사람처럼 더울 때 땀이 흐르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 강아지 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아지의 땀샘 알아보기

강아지의 피부에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체온 조절 역할을 하는 ‘에크린’이라는 땀샘이 존재합니다. 다만, 이 땀샘이 몸의 일부분인 코끝, 발바닥 부근에만 존재하는 특징이 있죠. 따라서 날이 덥고 습하더라도 사람처럼 뻘뻘 땀을 흘리지는 않는 것입니다.

대신 강아지는 전신에 에크린 땀샘말고 '아포크린'이라는 땀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오는 땀은 체온조절의 역할이 아닌, 동물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발산하는 화학물질인 페로몬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사람도 아포크린 땀샘이 있는데, 겨드랑이에서 악취가 나며 분비되는 땀이 이와 같습니다. 강아지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도 이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오는 땀 때문이랍니다.

강아지 피부에 땀이 난다고 느껴지는 이유

사연 속 강아지처럼 목부터 가슴 쪽을 만졌을 때 피부가 촉촉하게 젖은 느낌이 나는 것은 위에 설명해 드린 아포크린 땀샘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만지고 난 뒤에는 손이 끈적끈적한 느낌이 들고 냄새와 각질이 많을 겁니다. 이는 강아지 아토피가 아직 다 낫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강아지 아토피란 여러 *알러젠들(식이 문제, 환경)에 의해 피부에 과민반응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유전적인 경우도 있고 외부 알러젠에 의해 *면역글로불린이 형성되어 가려움증 유발과 염증성 피부병을 유발합니다.

* 알러젠 :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

* 면역글로불린 : 세균, 바이러스 등의 외부 물질로부터 몸을 지키는 면역체계

보통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아토피 증상으로는 소양감(가려움증)이 대표적입니다. 이로 인해 피부를 긁고 상처가 생겨 염증과 빨갛게 부어오르는 발적 등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피부의 가려움증은 무조건 알레르기나 아토피 때문이 아니며 농피증, 말라세지아 피부염, 모낭충 등일 수 있어, 정확하게 감별하여 진단이 필요합니다.

강아지 피부 땀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아토피가 해결되어야 목이나 가슴 쪽이 젖어있는 느낌과 냄새나는 피부를 해결할 수 있는데요. 사람도 아토피는 치료하는 질병이 아닙니다. 평생 관리하는 질병으로 식이관리, 주변 환경 관리, 적절한 먹는 약의 복용 등이 필요합니다. 또한, 아토피는 피부장벽이 약해진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2차 피부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기능성 샴푸(ex.약용샴푸 등)를 사용하고 보습을 꼭 해주시길 바랍니다.

피부장벽 강화를 위해 약용샴푸, 보습제 등을 사용하는 강아지. 게티이미지뱅크

피부장벽 강화를 위해 약용샴푸, 보습제 등을 사용하는 강아지. 게티이미지뱅크

결론적으로 아토피는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꾸준히 노출되는 알러젠을 관리하기 위해 알레르기 검사를 하여 강아지에게 심하게 문제를 일으키는 알러젠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줄여주시는 게 좋습니다. 그러다보면 사연자 분이 고민이신 목 쪽 피부의 다소 비정상적인 땀과 불쾌한 냄새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도 아토피가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자다가 피가 날 정도로 긁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말 못하는 반려동물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적절한 관리를 통해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의사와 꼭 상담하시길 바랍니다. 이번 솔루션이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블루베어 동물병원 신성우 수의사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