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중국서 아이돌급 인기..."리짜이밍은 전 세계의 영웅"

중국 언론 "일본 오염수 반대 단식" 보도
중국에 '일본에 맞서는 투사'로 알려져
단식 영상 '좋아요' 192만개, 댓글 21만개
블랙핑크·BTS 뛰어넘어...최근엔 주춤

이재명 대표가 단식 22일 차인 9월 21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병원을 찾은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와 손을 잡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국 온라인에서 K팝 아이돌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어 화제다.

19일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音)에서 이재명 대표의 한자 이름 리짜이밍(李在明)을 검색하면 수십여 건의 영상이 나온다. 대다수 영상들은 이 대표가 지난 9월 단식을 하던 영상이다. 단식 투쟁을 하는 이 대표의 모습이 담긴 8초 분량의 영상에는 이날 기준 ‘좋아요’ 192만 개, 댓글 21만 개가 달렸다. 비슷한 내용의 또 다른 영상에도 ‘좋아요’ 117만 개, 댓글 14만 개가 달렸다. 비슷한 시기에 올라온 걸그룹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마지막 공연 엔딩곡 ‘포에버 영’ 영상에 달린 '좋아요'가 11만 개인 것과 비교하면 아이돌을 뛰어넘는 인기다. BTS 소개 영상에 달린 '좋아요' 6만여 개의 2, 3배가 넘는 댓글을 이 대표가 받은 것이다.

한 중국인 누리꾼은 "그(이 대표)는 전 세계의 영웅이다"라는 댓글을 남겼고, "중국인으로서 그를 존경한다" “일본에 대한 그의 태도는 정말 감탄스럽다” “한국인 중 가장 용감한 사람이다”라고 쓴 누리꾼들도 있었다.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音)에 올라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관련 영상. 더우인 캡처

중국 누리꾼들이 이 대표 단식 영상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식의 주된 이유가 '일본 오염수의 해양 방류 반대'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들이 한국의 제1야당 대표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고 소개하면서, 이 대표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일본에 맞서는 투사'로 유명해졌다. 당시 중국에서는 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이 거세지며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고, 일부 중국인들은 중국 내 일본인 학교에 벽돌을 던지거나 일본 현지 식당 등에 국제 전화를 걸어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주중 일본대사관은 중국 내 일본인들에게 '외출할 때 일본어를 큰 소리로 말하지 말고 언동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할 정도였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31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민생파괴 민주주의 훼손 사죄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이후 24일간 단식을 벌인 이 대표는 건강 악화로 9월 23일 단식을 중단했다.

다만 중국 내 반일 감정과 함께 타올랐던 이 대표의 인기는 최근 중국과 일본이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다소 사그라들었다. 최근에는 더우인에 올라오는 이 대표 관련 영상 수나 '좋아요' 수도 줄어들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