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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 웹툰, 영상. 하나의 시나리오로 다양한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만듭니다"

입력
2023.11.22 13:58

[소상한 토크 #57] 본인의 창작물을 바탕으로 창업한 소상공인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디지털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이 우후죽순 늘어나며 자신의 창작물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크리에이터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엔 스타일'의 한일남 대표는 장편 시나리오 7편을 집필한 작가임과 동시에 디지털 스토리 콘텐츠를 제작하는 출판사 '-엔 스타일'을 설립해 운영 중인 소상공인이다.

한일남 대표. -엔 스타일 제공

한일남 대표. -엔 스타일 제공

사명은 어떤 의미인가요?

"제 이름이 일남이라 어릴 적 별명이 나미였습니다. 그래서 나미스타일(namistyle)이란 아이디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엔 스타일은 나미스타일의 줄임말이라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하이픈은 제가 좋아해서 붙인 거고요."

회사소개 부탁드립니다.

"장편 시나리오 IP를 바탕으로 다양한 디지털 스토리 콘텐츠를 제작하는 출판사 -엔 스타일입니다. 셀프 퍼블리싱 출판사인 우리는 모든 제작 권리를 확보한 7편의 장편 시나리오 IP를 이-북(Text), 오디오북(Audio), 웹툰(Webtoon), 애니메이션(Animation), 영상(Movie) 등 단계에 따라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다음 세대의 장편 시나리오 작가들이 본인 창작물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방향성과 가능성을 제시하고, 꾸준히 연구 중인 1인 콘텐츠 스타트업입니다."

셀프 퍼플리싱은 기존 방식과 비교해 어떤 이점이 있나요?

"기존 출판사와 다르게 결정이 자유롭고 신속한 게 장점입니다. 저는 작가임과 동시에 출판사를 운영하는 대표이기에 작가의 창작 세계관을 그대로 사업화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창업을 한 뒤에는 기회 자체가 좀 더 확장된 느낌이랄까요? 시나리오 작가이자 창작자이기만 했다면 오늘 이 인터뷰도 참여하지 못했을 거예요. (웃음) 또 기존 장편 시나리오는 영상화를 목표로 둔 작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영화가 잘 되고 나서 이-북이나 오디오북을 출간하는 경우가 흔한데요. 저는 반대로 마지막 단계를 영상화로 보고 있어요. 이-북이나 오디오북, 웹툰 등 선행 단계의 콘텐츠를 통해 대중 반응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고, 팬덤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영상 제작 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3년의 긴 준비기간을 거치고 나서야 2020년 1월 1일에 출판사를 설립할 수 있었습니다. 2011년부터 매 분기마다 국내외 영화 투자 제작사와 미팅을 진행했고, 적지 않은 계약 제의도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계약서 세부 내용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어요. 업계의 관행이 계약을 어렵게 한 주 요인이었습니다. 표준 계약서는 고사하고 불공정 계약이 흔한 데다 독소조항이 들어있는 경우도 많고요. 저작권에 대한 낮은 인식도 계약에 큰 걸림돌입니다. 업계의 상황을 제가 나서 바꿔보겠단 생각이 들었고, 제가 집필한 7편의 장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셀프 퍼블리싱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과거와 달리 디지털 플랫폼 환경이 잘 구축되어 있는 시대잖아요. 불공정한 처우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던 작가들이 이러한 유통 플랫폼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자신의 창작물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우리 케이스가 모범적인 사례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회사를 소개하는 한일남 대표. -엔 스타일 제공

회사를 소개하는 한일남 대표. -엔 스타일 제공

시나리오를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한 때 무기력증에 빠져 6년 간 온라인 게임에만 몰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의 제의로 시나리오 작가 교육원을 찾아가게 됐습니다. 그렇게 4년 간 습작 기간을 거쳐 개인 작업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하게 된 거죠. 우연히 시작하게 됐지만 꽤나 적성에 잘 맞아서 습작 기간 포함 17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나른한듯 소소한’이라는 이-북 콘텐츠도 발간했는데요. 거기에 자세한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매출원, 수익모델이 궁금합니다.

"기존 출판사와 거의 유사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판매, 권리에 대한 매출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고요. 출판사 운영 4년 차임에도 본격 마케팅을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라 전체 매출은 아직 미미하지만, 오디오북 구독 플랫폼에서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그 외 해외 출판 판권 계약을 추진 중이고, 미국 내 시나리오 저작권 등록도 거의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또 이-북과 오디오북 제작을 위해 제작사와 일러스트레이터 회사 등 세 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콘텐츠 제작, 유통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단기적으로는 지금 진행 중인 사업에 좀 더 집중하고자 합니다. 향후엔 신인 시나리오 작가들의 투고를 바탕으로 앞서 말씀드린 콘텐츠 상용화 과정을 밟아나갈 계획이에요. 나아가 그 신인 작가들이 1인 콘텐츠 스타트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출판사는 허가제가 아니라 등록제기 때문에 1인 출판사를 설립하는 것이 그리 어렵진 않거든요. 또 각종 지원사업이나 정보들을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동시에 해외 진출도 추진 중입니다. 프랑스, 영국, 독일의 대형 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위한 비즈니스 미팅을 앞두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제가 현재 한국 시나리오 작가 협회에서 정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는데요. 내년부터는 협회 이사로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협회 내에서 케이스토리마켓이라는 자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운영 중인데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할 계획입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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