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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입찰 D-1…'고래' 없는 HMM 인수전, 자금조달·시너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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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옛 현대상선) 본입찰(23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누가 승기를 잡게 될지 해운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현재까지 인수 유력 후보로 꼽혔던 LX인터내셔널이 불참할지 모른다는 말과 함께 유찰 가능성이 나오며 막판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9월 시작한 HMM 실사를 8일 끝내고 23일 본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의 시장 가격은 7조 원대(주가 1만5,000원 기준)로 추산된다. 최근 1조 원 규모의 영구채 주식 전환에도 불구하고 주가에 큰 변동이 없어 HMM의 몸값은 이 범위 안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8월 예비입찰에서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뽑힌 하림그룹·JKL파트너스컨소시엄과 동원그룹, LX그룹은 실탄(자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①하림그룹에서 HMM 인수 주체로 나선 팬오션은 자기자본 3조 원에 인수 금융 3조5,000억 원을 더해 최대 6조5,000억 원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한 현금성 자산 중 7,000억 원을 투입하고 선박자산유동화 등을 통해 약 1조 원을 조달하는 한편, 컨소시엄을 함께 꾸린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7,500억 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5,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HMM을 인수하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을 갖게 돼 굴지의 한국 1위 종합선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②동원그룹은 지주사 동원산업의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1위 업체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5,000억~6,000억 원을 조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주체는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인 물류·항만 전문기업 동원로엑스가 유력하다.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육상 물류(동원로엑스) 사업을 하는 동원그룹은 HMM을 품어 바다와 육지를 잇는 글로벌 종합 물류회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원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 동원로엑스의 몸집을 1조 원으로 키우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을 유동화해 3조 원 이상을 자체 조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자회사 LX판토스를 둔 ③LX인터내셔널은 부채를 제외한 순유동자산 1조5,000억 원을 보유해 인수 후보 중 자금 사정이 가장 여유 있는 후보로 꼽혔다. 시장에서는 LX인터내셔널의 유상증자와 보유자산 매각, LX판토스 상장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이 회사는 HMM 인수전에 불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해외 네트워크와 화물중개(포워딩) 분야에서 강점이 있지만 제3국(외국에서 외국으로 수송) 물량을 나르는 HMM을 인수해도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해운업계에선 유찰 가능성도 나온다. 예비 입찰자들이 7조 원 가까운 자금을 사모펀드나 금융권 차입을 통해 조달하려 하는데 높은 금리 탓에 이자를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것이다. 만약 인수에 성공해도 국내 해운 경쟁력 악화를 걱정한다. 조합원 약 800명이 가입한 HMM 노조도 인수 후보들의 자금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유찰을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9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인수 예비업체 세 곳은 자기자본 조달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들은 사모펀드 등 막대한 외부 자금의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최대 선사의 매각은 자본 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투기자본의 잔치로 변질할 것"이라며 "어렵게 축적한 자본이 민영화 이후 인수 기업의 다른 목적으로 유용된다면 국내 해운 산업의 발전은 더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 주체인 산은은 유찰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뽑아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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