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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토장 된 KBS 게시판..."구멍가게도 이러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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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KBS 사장이 취임 후 주요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 편성이 갑자기 삭제되자 프로그램 폐지를 반대한다는 항의글이 쏟아지고 있다. 사측의 일방적인 주요 프로그램 폐지와 뉴스 진행자 교체 등으로 반발 여론이 커지면서 박 사장 사퇴 요구까지 등장했다.
16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를 다시 방송하라는 청원이 수십 개 올라왔다. 그중 청원 두 개는 동의 수가 1,000개를 넘겼고, 하루 만에 동의 500~600개가 모인 청원도 있었다. 이외에 대부분의 청원에도 기본 수십 개씩의 동의가 모였다. 실명 인증을 거쳐 회원가입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게시판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수치다.
'더 라이브'는 매주 월~목요일 오후 11시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시사 토크쇼다. 2019년 9월부터 4년간 이어져오다 박민 사장 취임 첫날인 13일부터 편성표에서 삭제됐다.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14일 유튜브 공지를 통해 "방송사 사정으로 결방한다"고 알렸다.
방송 재개 청원에 동의한 한 시청자는 "엄청 귀찮은데 청원을 위해 회원가입을 했다"며 "'더 라이브'는 정파성을 떠나 재미있게 보고 있고, 시청률도 시사교양 1위였던 걸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사 잘되는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것은 KBS에 손실을 끼치는 일인 데다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침해하는 일 아니냐"고 했다.
'더 라이브' 편성 삭제가 언론 탄압이라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 한 시청자는 "정권의 입맛에 안 맞으면 프로그램을 자르는 거냐"고 물으며 "땡전 뉴스가 아닌 땡윤 뉴스를 볼 날이 가까워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청자 역시 "KBS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해놓고선 왜 사장 마음대로 프로그램을 폐지하느냐"며 "제5공화국 시절도 아니고 공영방송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개탄스럽다"고 했다.
'더 라이브' 제작진도 사내에 '편성 책임자는 답변하라'는 입장문을 써 붙였다. 제작진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던 '더 라이브' 결방 사태에 대해 사측과 편성책임자는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기 위해 아무리 문의해봐도 '방송사 사정'이라는 것이 이유의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멍가게가 하루 문을 닫더라도 이유를 적시하고 양해를 구한다"며 사측과 편성책임자의 해명을 요구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박 사장 사퇴 요구 청원도 등장했다. 이날 '낙하산 박민 사장의 독재정권식 경영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청원에는 660여 명이, 'KBS노조는 박민을 내쫒으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550여 명이 동의했다. 한 시청자는 박 사장을 향해 "KBS가 편파보도를 했다고 머리 숙여 사과하던데, 당신이 어떤 자격으로 편파성을 결정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시청자도 "박 사장은 취임 전부터 특정 목적을 가지고 특정 프로그램을 사전 통보 없이 삭제했다"며 "이 단편적인 사항만 보더라도 공영방송 사장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12일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26대 한국방송 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취임 첫날인 13일을 기점으로 본부장 등 주요 임원에 대한 대규모 인사조치를 시행했다. 또 '9시 뉴스' 앵커를 바꾸고 주요 시사 프로그램인 '주진우 라이브'는 폐지, 2TV '더 라이브'는 16일까지 편성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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