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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유일 소아암 병동도 폐쇄..."거리에서 죽는 날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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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암 환자들입니다. 이미 너무 아픕니다. 제발 우리를 구해주세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중환자들이 절규하고 있다. 암과 백혈병을 앓아온 이들은 입원 치료가 절실하다. 하지만 병원 침대가 아닌 대피소에서 죽음을 기다린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으로 의료 시스템이 무너진 탓이다. 5만 명의 임신부들도 무사히 출산을 할 수 있을지 두려움에 떤다. 이들을 지켜보는 의료진은 참담함을 토로하고 있다.
뼈암으로 투병 중인 사이다 바르바흐(62)는 15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난민 캠프에 몸을 피한 자신의 상황을 전했다. 가자지구 유일한 암 병동이 있는 튀르키예·팔레스타인 친선 병원은 연료가 끊겨 지난 1일 폐쇄됐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있던 집마저 폐허가 돼 돌아갈 수 없다. 복용할 약마저 떨어졌다는 바르바흐는 "추악하고 끔찍한 고통 속에서 산다"고 했다.
가자지구의 암 환자는 최소 2,00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병원 건물이 파손됐거나 전력이 끊겨 이들을 수용하고 치료할 곳이 없다. 수브히 수케이크 튀르키예·팔레스타인 친선 병원 원장은 알자지라에 "의약품이 바닥나 암 환자들은 약물 치료조차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안 환자들은 가족들이 머무는 대피소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어린이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가자지구에서 유일한 소아암 병동이 있는 알란시티 병원은 최근 문을 닫았다. 병원을 덮친 포탄에 물 탱크와 전력 시스템 등이 망가졌다. 돌도 안 된 영아부터 14세까지 각종 암, 백혈병 등에 걸린 아이들이 치료를 받던 곳이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세인트 주드 어린이 연구병원 등이 나서 소아암 환자 21명을 이집트와 요르단 병원으로 호송했지만, 여전히 남은 아이들이 있다.
알란시티 병원 의료진은 "더 이상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상태가 악화될 것"이라며 "재앙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WHO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자지구 소아암 환자만 최소 122명이다. 가자에서 8년간 소아암 환자들을 치료해 온 미국의 지나 살만 박사는 "전쟁 이전부터 의료 사정이 열악했던 가자에서도 지금처럼 폭탄 테러와 탈수, 영양실조 등이 복합적으로 아이들을 괴롭힌 적은 없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의료 공백에 출산을 앞둔 임신부들도 불안에 떤다. 현재 가자지구 내 임신부는 5만 명 정도다. 전쟁 공포로 인한 스트레스에 7~8개월 만에 조산아를 낳는 경우도 많다고 이날 미 NBC 방송은 전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공습에 태어나자마자 부상을 당하는 아기도 있다. 가자시티 출신의 힌드 샴라크(32)는 지난달 응급 제왕절개 수술 중 발생한 공습에 갓 태어난 딸 샴의 다리가 부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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