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AI 자율주행로봇, 포스코 광양제철소 어두운 지하 달렸다

자율주행로봇, 전기실에서 장애물 피해 고압 위험시설 점검
LG전자-포스코, 스마트팩토리 기술 발전 위해 협력

LG전자 AI 자율주행 로봇이 포스코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 지하전기실에서 무인 시설관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이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지하에서 무인 시설관리 실증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5일 밝혔다. LG전자와 포스코는 로봇과 AI, 차세대 통신 기술이 결합된 지능형 자율 공장(스마트팩토리) 기술 고도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두 회사에 따르면 LG전자는 13, 14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 지하 전기실에서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무인 시설관리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제철소 지하의 전기실은 축구장 2개 이상 면적의 넓은 공간으로 고전압 변압기와 케이블이 설치된 위험 공간이지만 주기적으로 꼼꼼히 설비를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어 업무 강도가 높다.

이번 실증 시험에서 LG전자의 로봇은 배수로와 안전 울타리 등 장애물을 스스로 피해 주행 가능한 경로를 찾아 순찰했고 전기실 곳곳에 위치한 각종 설비의 작동 상태를 살폈다. 어두운 공간에서 주변을 파악하기 위해 자율주행 차량에 흔히 쓰이는 외부 센서인 라이다(LiDAR)를 장착해 활용했다.

또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해 얻은 온도 정보를 활용해 설비의 이상 온도를 감지하면 이를 찍어 관제실로 보내기도 했다. LG전자는 지하 전기실 환경을 감안해 로봇의 방열·냉각 성능을 높였고 관제실 근무자가 로봇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때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LG전자와 포스코홀딩스는 스마트팩토리 기술 고도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5월 로봇·AI·통신(5G 특화망) 분야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7월에 반자동 주행 로봇을 제어하는 1단계 실증을 실시했다. 두 회사는 앞으로도 각자가 지닌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을 공유해 효율적이고 안전한 제조 현장을 만드는 데 협력할 예정이다.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다양한 제조 현장에서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검증하며 기술력을 고도화할 것"이라며 "지능형 자율 공장 기술로 미래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CTO 부사장은 "양사의 공동 연구를 통한 긴밀한 협력으로 제철소의 안전을 확보하고 설비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더 나아가 국산 로봇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