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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KBS 사장 취임 첫날 하차 통보 주진우 "폭력적이고 함부로 와"

입력
2023.11.14 07:40
수정
2023.11.1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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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13일 MBC라디오 인터뷰
"가장 저열한 방식의 언론 탄압"
정치 편향 논란엔 "그렇지 않다"
박민 사장에 "KBS 위기의 원인"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주진우 프리랜서 기자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KBS 제공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주진우 프리랜서 기자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KBS 제공

박민 신임 KBS 사장 취임 첫날 하차 통보를 받은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주진우씨가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으로, 갑작스럽게, 함부로 오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주씨는 13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새로 간부가 되시는 분으로부터 (오전) 9시 넘어서 전화를 받았다"며 "회사에 오지 말라, 방송 그만두라는 얘기를 장황하게 하셨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박 사장은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진우 라이브'에 대한 조치를 직접 거론했다. 박 사장은 "최근 KBS는 공영방송 정체성을 망각한 채 정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방송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주진우 라이브'가 야권에 편향돼 있다고 지적받는 데 대해 "조치하겠다"며 "그간 행정 제재받은 내용과 KBS에 미친 영향에 대해 종합해서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주씨는 "사장이 조치를 한다면 조치를 당해야 한다"면서도 당황스러운 심정을 내비쳤다. 그는 "적어도 저에게, 저희 청취자에게 얘기하고 인사하는 게 예의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냥 '너 오지 마'라고 얘기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 굉장히 폭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주진우 라이브'의 정치 편향 논란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주씨는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편파적이라고 할 순 없다"며 "패널도 국민의힘 측을 훨씬 많이 불렀고, 정부·여당에 다 연락을 해본 다음에야 더불어민주당에 물어보는 식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국민의힘이 내는 통계치가 많이 부정확하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이 출연을 안 하면서 ('주진우 라이브'가) 안 불렀다고 주장하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는 일이 몇 년째 반복됐다"고도 말했다.

주씨는 최근 TBS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1월 TBS는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정치 편향 논란을 받은 시사 프로그램들을 폐지하고 교통·음악 프로그램으로 대체편성했다. 주씨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거란 우려는 했지만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했다"며 "지금 각 언론에서 일어난 일은 가장 저열한 탄압"이라고 했다.

'주진우 라이브' 청취자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끝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주씨는 "그동안 '주진우 라이브'를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를 올린다"며 "진실의 편에서, 국민의 편에서 더 함께하고자 했는데 오늘이 마지막인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새로 취임한 박 사장을 향해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KBS가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이 돼야 하는데 '박민의 방송'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임식에서 'KBS 위기의 원인이 내부에 있다고 했는데 맞다"며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 박 사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이날부터 ‘주진우 라이브’ 대신 ‘특집 1라디오 저녁’을 편성해 김용준 KBS 기자를 진행자로 세웠다. 2TV에서 방송하는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도 이날 결방하고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 재방송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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