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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회복하니 내수가 문제... 내년 2% 성장 턱걸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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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회복으로 얼어붙었던 수출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지만, 움츠러든 내수시장은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계속되는 고금리‧고물가 기조 탓이다. 휘청이는 내수가 발목을 잡으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도 ‘2% 턱걸이’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은 내년 한국 경제가 2%를 겨우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한국 경제의 내년 성장률을 2.1%로 제시했다. 지난달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전망치와 같다.
해외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기존 2.4%에서 2.2%로 낮췄다. 투자은행(IB)의 예측은 더 어둡다. 씨티‧골드만삭스‧노무라‧JP모건 등 8개 IB의 내년 한국 경제 평균 성장률 전망(지난달 말 기준)은 2.0%다.
모두 정부 전망(2.4%)과 크게 차이가 나는 수치다. 7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기존 전망을 내놓은 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다시 불거진 고물가 등 경제 상황이 많이 바뀐 만큼 기획재정부가 다음 달 발표할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이를 수정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수출 회복세에도 내년 경기 전망이 어두운 건 경기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축인 소비와 투자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소비자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98.1을 기록하며 세 달 연속 하락했다. 해당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경제 상황을 그만큼 나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고물가로 가계소비가 팍팍해진 상황에서 계속되는 고금리로 이자 부담마저 커진 여파다. 신세계‧현대‧롯데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감소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소비가 받쳐주지 않으니 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달보다 3포인트 하락한 70을 기록, 올해 2월(69)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기업 투자가 줄고, 신규 고용마저 감소할 악재가 계속 쌓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정책과 중동 사태 등 고금리‧고물가 기조를 뒷받침할 대외 변수도 여전해 한국 경제 반등 시기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장기 저성장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올해 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를 반영해도 내년 성장률은 2% 안팎 잠재성장률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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