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25주 연속 오르는 등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셋값이 전주 대비 0.21% 올랐다. 전국도 0.12% 올랐다. 아파트 매매가 상승 폭은 둔화되고 있는 반면 전셋값은 계속 상승세다.
주택 매매가는 투자 목적도 있어 가수요가 반영되지만, 전셋값은 실수요 상황을 보여준다. 전셋값 강세 장기화는 주거 상황이 그만큼 열악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게다가 지금 아파트 전셋값 강세는 주거정책의 실패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점에서 해결책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매매가에 비해 낮은 전셋값이 집값 안정의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빌라 등의 전세사기 공포가 확산하면서 아파트 전세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여기에 서울을 중심으로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대형 사업지가 많은 강북을 시작으로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전셋값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이런 이유로 내년 전국 집값은 2% 하락하는 반면 전셋값은 2%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는 집값 약세 전망이 집 구매를 늦춰 전셋값을 올리는 단계다. 하지만 전셋값과 매매가 격차가 줄어들면 어느 순간 집값마저 자극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더욱이 아파트 공급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정부가 지난 9월 26일 공급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여기에 건설업계 위기까지 겹치며 1, 2년 내 공급 부족이 심각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아직 ‘전세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전세시장 신뢰 위기가 아파트 전세 수요를 자극하고 주택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연결고리는 가시화했다. 이미 정부 중장기 공급계획 발표나, 거래세 보유세 인하 정도로는 수습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는 진단이 이어진다. 공공과 민간 가용 능력을 총동원한 과감한 주택 공급 확대 계획 등으로 부동산시장의 불안을 서둘러 가라앉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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