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격 아이 2명 낳자마자 살해 후 산에 매장한 엄마… '뒤늦게' 자수

입력
2023.11.13 15:08
수정
2023.11.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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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범행 자백 후 2015년 범행도 드러나
경찰 조사서 살인의 고의 없었다' 취지 진술

서울 중구 무교동 누리마당에 붙어 있는 출생 미신고 사망 아동 추모 메시지.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중구 무교동 누리마당에 붙어 있는 출생 미신고 사망 아동 추모 메시지.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2년과 2015년 갓 태어난 아들 2명을 출생 신고를 하지 않고 연이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 엄마가 경찰에 구속됐다. 이 엄마는 최근 2010~2014년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 자치단체로부터 연락을 받고 압박감에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살인 등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9월과 2015년 10월에 아들을 각각 출산 직후 살해한 뒤 서울 도봉구 야산과 인천 문학산에 묻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체유기죄의 경우 공소시효가 7년이어서 살인 혐의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어제(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영장을 발부 받아 신병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A씨는 9일 오후 8시 40분쯤 인천경찰청을 직접 찾아 “2012년에 출산한 출생 미신고 아동과 관련해 왔다”고 자수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다 혐의가 드러나자 다음날 오전 1시쯤 그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또 수사 과정에서 A씨가 2012년 외에 2015년에도 갓 태어난 아들을 살해해 산에 매장한 정황도 확인했다. 이어 둘째 아들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한 A씨 진술을 토대로 수색 작업을 벌여 10일 오후 2시 28분쯤 문학산에서 시신을 찾아냈다. A씨는 최근 인천 한 구청으로부터 첫째 아들 출생 후 왜 신고를 안 했느냐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다르고 누구인지 모른다”며 “첫째는 너무 울어서 이불로 덮어놨는데 사망했고, 둘째는 병원에서 퇴원한 다음날 갑자가 죽어 산에 매장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학산에서 발견된)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고 다른 시신은 현재 수색 중”이라며 “A씨가 살인의 고의성은 부인하고 있으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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