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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탱크가 포위한 병원에서 아기들 죽어가... 하마스, 인질 협상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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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참상, 특히 이스라엘군(IDF)의 잔혹성을 상징하는 곳으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병원은 12일(현지시간)까지 이틀째 포위된 끝에 결국 폐쇄됐다. IDF 탱크가 병원을 둘러쌌고, 저격수가 오가는 사람들에게 총을 쐈다. IDF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휘통제소가 병원 지하에 있다고 주장하며 병원을 작전지역으로 설정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병원에는 환자와 피란민 1만5,000명이 머물고 있다. 생명을 살리는 최후의 보루인 병원이 '집단 무덤'이 될 위기에 처했다. 하마스는 병원을 향한 공습에 반발해 인질 협상을 중단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제사회 경고에 아랑곳없이 '총력전'을 선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2일 엑스(X·옛 트위터)에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반복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는 끔찍한 보고가 계속되는 가운데 알시파 병원과 연락이 두절됐다"며 "병원을 탈출하려는 사람들 중 일부가 (IDF의) 총에 맞아 숨지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IDF는 전날부터 알시파·알쿠드스·알나스르·란티시 등 병원 4곳에 집중적으로 공습을 가해 포위 공격에 나섰다고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가 전했다.
OCHA가 1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알시파 병원에서 인큐베이터에 생명을 의지하고 있던 미숙아 2명이 숨졌고, 다른 신생아 37명도 생사의 기로에 있다. 중환자실의 입원 환자 3명도 생명 유지 장치가 꺼져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발전기 작동을 위한 연료 반입을 막은 탓이다.
IDF는 병원 내부를 향한 '직접 공격'도 주저하지 않았다. 무함마드 아부 살미야 알시파 병원장은 "(5개 동으로 이뤄진) 병원 구내를 이동하는 사람 모두가 저격수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총에 맞을까 봐 건물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는 탓에 시신도 여기저기 방치돼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 무니르 알부르시 국장은 11일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병원 바닥에는 담요에 싸인 시신만 100구가 넘는데 이들을 묻을 수 없다"며 "사방에서 완전히 포위된 채 공격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DF는 병원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슬람 구호단체인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는 "탱크와 군용 차량이 500명의 환자가 있는 알쿠드스 병원을 포위하고 건물에 포격을 가하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병원을 표적 삼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 1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친 이 병원도 이날 문을 닫았다.
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IDF의 공격을 받은 나스르 아동병원에서는 의료진과 환자들이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지만, 인큐베이터 속 미숙아 5명은 "바깥으로 꺼내지는 게 더 위험했기 때문에" 생명이 위태로운 채로 병원에 남겨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병원 직접 공격을 부인하면서도 "천천히 병원을 폐쇄하고 있다"며 의료진과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알시파 병원 내부와 지하에 하마스의 훈련시설과 지휘소, 무기 보관 시설 등이 있다고 IDF는 주장했다. AP통신은 그러나 "IDF는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병원 측과 가자지구 보건부는 강력 부인한다"고 전했다.
국제인도법상 병원은 전쟁 중에도 최후의 보호 구역이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병원에 전력, 식량, 물 공급을 끊고 대피하려는 환자와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11일 TV 연설을 통해 "이 전쟁은 전력을 다해 전개되고 있으며,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가 있을 뿐 다른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또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239명이 모두 석방돼야 휴전이 가능하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반면 하마스는 가자지구 병원을 향한 무차별 공격에 인질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2일 팔레스타인 관계자를 인용해 “하마스가 IDF의 알시파 병원에 대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하마스는 미국, 카타르 등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인질 석방을 놓고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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