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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말보다 행동하자” 이슬람권 단결 촉구…‘앙숙 국가’ 사우디 간다

입력
2023.11.11 16:53
수정
2023.11.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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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국교 정상화 이후 첫 방문
"확전 싫다면서 이스라엘 지원" 미국 비판

에브라힘 라이시(가운데) 이란 대통령이 11일 이란 테헤란 메흐라바드 공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에브라힘 라이시(가운데) 이란 대통령이 11일 이란 테헤란 메흐라바드 공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말보다 행동할 때’라는 강경한 메시지로 이슬람권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가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말의 전쟁터가 아니라 행동의 전장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날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셰이크 모하메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공세가 강화됨에 따라 전쟁 확대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발언한 데 이어 연이틀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이란은 하마스뿐 아니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 정부,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실상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확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가로 미국 역시 이란에게 "(확전을) 하지 말라"고 여러차례 경고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은 일치하지 않는다"며 "시온주의자들(유대 민족주의자)의 전쟁 기계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은 미국인들"이라고 미국을 겨냥한 발언도 내놨다.

라이시 대통령이 역내 대표적 친미 국가인 사우디 등이 참여하는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만큼 회의 결과를 두고 이목이 쏠린다. 이란과 사우디는 오랜 앙숙 관계였지만, 지난 3월 중국의 중재로 7년 만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날 라이시 대통령은 수교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 땅을 밟는다.

한편 사우디는 이날 OIC 정상회의를 아랍연맹(AL) 정상회의와 통합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두 기구는 별도로 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사우디 외무부는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예외적인 상황에 대응해 집단적 입장을 내놓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통합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AL에는 사우디, 이집트, 시리아 등을 포함해 22개 아랍권 국가가, OIC엔 57개 회원국이 소속돼 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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