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하루 1갑 이상 피우면… 구강암 위험 10배 높아

입력
2023.11.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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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정은재 서울대병원 교수에게서 듣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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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하루 한 갑 이상 피우는 사람은 구강암에 걸릴 위험이 10배가량 높다. 또한 담배와 술을 동시에 하면 그 위험이 더 커진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일상생활 습관이 구강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구강암은 최근까지만 해도 남성에게 월등히 많이 발생했지만 요즘엔 여성도 발병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은재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에게 구강암에 대해 알아봤다.

-구강암이란.

“구강암은 입 천장부터 잇몸, 볼 점막, 혀, 혀 밑바닥, 어금니 뒷부분, 턱뼈 혹은 입술, 구인두(혀 후방부), 목과 연결되는 부위 등 입 안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악성 종양이다. 이 가운데 혀와 상악 및 하악을 포함한 잇몸, 볼 점막 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구강암은 4,064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6%를 차지했다.

구강암은 특정 부위에 생겨 없어지지 않고 계속 커지는 특징이 있으며,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흡연, 씹는 담배, 음주, 식습관과 영양결핍 등이 영향을 미치며,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면 15배 정도 발생률이 높아진다.

구강 위생이 불량하거나 의치로 인한 지속적인 자극이 주원인의 하나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매독, 구강 점막화 섬유화증도 구강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구강암 남녀 발생 비율이 2.7대 1로 여성에게서도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여성 흡연·음주 인구가 늘어난 것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강암이 의심되는 지속적인 백반증

구강암이 의심되는 지속적인 백반증


구강암이 의심되는 출혈이 동반되는 궤양

구강암이 의심되는 출혈이 동반되는 궤양

-구강암 의심 증상을 들자면.

“구강암은 초기 발견 치료가 가장 중요한 만큼 의심 증상을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구강 내 흰색을 띠는 백반증이나 붉은 반점, 구내염과 같은 염증성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병변 범위가 크거나 출혈·통증이 지속된다면 조직 검사 등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구강암이 악화하면 주로 턱 아래 림프절로 암이 전이되므로 목에 혹이 만져질 수 있다. 따라서 목 부위에 종괴가 느껴지거나 음식을 삼킬 때 이물감·통증을 느낀다면 전문의에게 검진을 받아야 한다.

구강암은 구내염이나 치주 질환과 비슷하기에 초기 발견이 간과될 수 있고 목 림프절 등으로 전이가 잘 되는 위험한 암이므로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어떻게 진단하나.

“구강암이 눈으로 잘 보이는 경우는 이비인후과 내시경검사를 하지 않아도 확인이 가능하다. 병변이 진행돼 편도나 혀뿌리 쪽으로 옮겨지면 이비인후과 내시경과 영상 검사 결과를 복합적으로 판단해 병변(病變·lesion)을 확인한다.

구강암을 진단하려면 입 안 병변으로 의심되는 부위를 국소마취한 상태에서 조금 떼어내 현미경으로 진단하는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3주 이상 아물지 않는 구강 내 병변, 특히 크기가 크거나 통증 및 출혈이 동반되는 병변은 반드시 조직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병변의 정확한 침윤 범위와 림프절 전이 여부, 폐 전이 등의 전신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을 사용한다.

구강암으로 진단된 환자 중 특히 흡연으로 인한 암이라면 식도·폐 등을 포함한 다른 기관에도 전이나 중복 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위 내시경검사나 추가적인 영상 검사도 필요하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병기, 연령, 전신 상태, 결손 범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적 치료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일반적으로 조기 구강암 완치율은 80% 정도로 높지만, 진행된 상태에서는 30%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구강암은 구강 내로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고 결손 부위가 크지 않아 추가적인 재건 수술이 필요하지 않을 때가 많다.

진행된 구강암이라면 고려할 부분이 많다. 보통 단독 수술적 치료가 아닌 수술 후 방사선 치료 혹은 항암방사선 치료가 병합된다. 구강암이 진행되면 구강 내 다른 부위 혹은 구강 주위 구조를 침범해 수술로 제거하는 부위가 광범위해질 수 있다.

구강 내 구조는 먹고 말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술에 따른 2차적 기능 소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턱뼈 등 얼굴 뼈를 함께 제거해야 하는 할 때는 얼굴 모양과 직결돼 있기에 적절한 재건 수술이 필수적이다.

구강암 수술 후 재건은 팔·다리·등·배 등 다양한 부위에서 필요한 피부·근육·골조직 등을 구강 내 필요한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프로그램과 3D 프린팅 기술을 연동해 환자의 제거된 턱뼈·얼굴뼈·치아 등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법으로 환자의 수술 후 삶의 질 개선을 돕고 있다.”

-구강암은 어떻게 예방해야 하나.

“생활 습관이 구강암과 관련이 깊다는 연구 결과가 많아 개인의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구강암을 예방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효과적인 구강암 예방법은 금연·절주·방사선 혹은 자외선 차단 등이 있다. 많은 연구 결과, 과일과 녹황색 채소, 비타민 A·C·E 등을 섭취하면 구강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뜨겁거나 딱딱한 음식도 구강 내 자극이 가해질 수 있고, 잘 맞지 않는 틀니나 오래 사용해 날카로워진 구강 내 보철물의 지속적인 손상, 구강 점막 부위에서 발생한 상처가 구강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주기적인 검진과 개선도 필요하다.”

-구강암 환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대부분의 암이 그렇듯 구강암은 초기 암과 이미 진행된 암의 치료법 및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초기 암은 치료가 간단하고 완치율이 높으며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 반면, 진행된 암은 치료가 복잡하며 완치율도 낮고 다양한 기능 저하가 동반돼 삶의 질이 떨어질 위험이 높다.

따라서 구강암의 조기 발견 및 예방을 위해 평소 입 안 청결에 신경을 쓰면서 흡연·과음·구강 내 만성 자극을 피하고, 의심 병변이 생기면 재빨리 전문의에게 진료를 보는 게 중요하다.

또한 진행된 암이라도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완치가 가능하도록 의료진이 최선을 다하기에 실망하지 말기를 바란다.”

정은재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정은재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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