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BMW 모토라드' 100주년 행사 '깜짝 등장' 독일 총리는 자유·독립·미래 말했다

입력
2023.11.13 12: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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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모토라드 벨트' 개관식 현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9월 28일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BMW 모토라드 벨트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BMW 제공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9월 28일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BMW 모토라드 벨트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BMW 제공


BMW 모토라드 100주년을 기념한다는 건, 독일 산업 역사 100주년, 개발과 혁신 100주년, 글로벌 경쟁에서 존재한 100주년, 그리고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 100주년을 축하하는 것입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독일 베를린 북서부 슈판다우에 위치한 BMW 바이크 브랜드 '모토라드(Motorrad·독일어로 '오토바이'를 의미)' 공장 부지에 마련된 '모토라드 벨트(Welt)' 개관식 현장. BMW 모토라드 출범 100주년을 맞은 9월 28일(현지시간) 행사장에 깜짝 등장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모토라드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10분짜리 축사에서 숄츠 총리는 오토바이 산업을 두고 "제조 능력과 장인 정신, 전 세계적으로 뻗은 가치가 크다"며 "(모토라드의) 이번 생일은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숄츠의 이날 행사 참가는 뜻밖이었다. 그는 이날로부터 불과 3주 전 뮌헨에서 열린 독일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 행사장에서 BMW 등 독일 완성차 전시장과 삼성전자 등 전장(電裝·차량 내 전자장비) 기업들을 두루 살폈다.

그런 숄츠 총리가 예고도 없이 이날 행사장을 찾은 이유는 그만큼 독일의 산업, 문화적 측면에서 BMW 모토라드의 100주년이 가진 의미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숄츠 총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바이크는 단순한 운송 수단 그 이상, 즉 자유와 독립을 의미했다"고 얘기했을 땐, 현장에 있던 BMW 모토라드와 정부 관계자, 취재진까지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바이커의 성지' BMW 모토라드 벨트 탄생

9월 28일 독일 베를린 슈판다우 지역에 문을 연 BMW 모토라드 벨트 내부. BMW 제공

9월 28일 독일 베를린 슈판다우 지역에 문을 연 BMW 모토라드 벨트 내부. BMW 제공


9월 28일 독일 베를린 슈판다우 지역에 문을 연 BMW 모토라드 벨트 내부. BMW 제공

9월 28일 독일 베를린 슈판다우 지역에 문을 연 BMW 모토라드 벨트 내부. BMW 제공



숄츠 총리가 모토라드를 치켜세운 건, 모토라드가 독일 최대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인 BMW의 '근본'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BMW는 100년 전인 1923년 9월 28일 'R 32'라는 이름의 바이크를 출시하면서 오토바이 회사로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5년 뒤인 1928년에야 BMW는 프랑크푸르트 인근 아이제나흐 자동차 공장을 인수, 기존에 만들던 차량(딕시 3/15)을 BMW 3/15로 고쳐 처음 4륜차를 내놨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공장 파괴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BMW의 재기 발판을 마련해 준 모델도 모토라드 'R 24'였다. 모토라드 사업부가 지금까지 BMW의 모태로 여겨지는 이유는 이처럼 오토바이 판매로 자동차 생산을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토라드 100주년은 모토라드 벨트 개관으로 더 특별해졌다. 베를린 슈판다우 공장 부지에 이날 문을 연 모토라드 벨트는 '바이커의 성지'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오토바이 월드'를 뜻하는 모토라드 벨트는 그야말로 BMW 모토라드의 역사를 한곳에 모아 둔 공간이다. 약 1,000㎡ 규모로 꾸려진 전시장에는 초창기 모델부터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한 'R 1300 GS'까지 수십 대의 바이크가 전시됐다. 올리버 집세 BMW 이사회 의장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기술 혁신 브랜드로서의 성장이 이어져 왔다"며 "모토라드 벨트는 베를린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BMW 관계자에 따르면 BMW 모토라드 벨트는 모토라드와 지역 사회, 일반인 및 직원들을 이어 주는 브랜드 경험의 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곳에서는 BMW 모토라드 제품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은 물론, 공장 투어와 미식, 행사, 대관에 이르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BMW 관계자는 "평일에는 BMW 모터사이클의 생산 과정을 체험하고 싶은 방문객을 위해 공장 문을 연다"고 했다. 22만㎡에 달하는 부지에서 2,200여 명이 넘게 일하는 BMW 모토라드 베를린 공장에서는 1분에 한 대의 모터사이클이 나온다.



새로운 '우주 명차' 세계 정복 노린다

에드가 하인리히 BMW 모토라드 수석 디자이너가 9월 28일 독일 베를린 슈판다우 공장에서 출시한 R 1300 GS를 설명하고 있다. BMW 제공

에드가 하인리히 BMW 모토라드 수석 디자이너가 9월 28일 독일 베를린 슈판다우 공장에서 출시한 R 1300 GS를 설명하고 있다. BMW 제공


9월 28일 독일 베를린 슈판다우 공장에서 R 1300 GS가 생산되고 있다. BMW 제공

9월 28일 독일 베를린 슈판다우 공장에서 R 1300 GS가 생산되고 있다. BMW 제공


BMW 모토라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R 1300 GS'의 새 모델을 처음 보여주고 슈판다우 공장의 제조 과정까지 상세히 공개해 전 세계 취재진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R은 박서 2기통을, 1300은 배기량을, GS는 오프로드 스포츠를 뜻하는 독일어 'Geländesport'를 뜻하는데, 새로 출시된 R 1300 GS는 이전 모델에 비해 부품과 차체 모두 소형화, 경량화된 점이 가장 눈에 띈다. 기존 모델에 비해 무게를 무려 12㎏이나 줄여 에너지 소비량도 아낄 수 있다.

디자인 또한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기존 모델은 곳곳이 각지고 강력한 모습으로 남성들의 인기를 끌었다면, 새 모델에서는 곡선을 바탕으로 한 세밀한 디자인적 요소가 더해져 누구나 즐겨 탈 수 있게 했다. 특히 헤드라이트와 시트가 눈에 띄게 바뀌었는데 에드가 하인리히 BMW 모토라드 수석 디자이너는 "기존의 유산을 지키면서 헤드라이트에 큰 변화를 줬다"고 강조했다. 국내 바이크 마니아들은 박서 엔진을 단 GS시리즈를 '우주 명차'라고 일컫는데, BMW에서는 이번 모델이 기존 모델보다 시트 높이를 낮춰 전 세계 바이커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BMW는 "늘어나는 오토바이 수요에 발맞춰 R 1300 엔진만을 위해 생산 라인을 새로 정비했다"고 했다. 우주 명차의 세계 정복 준비가 끝난 셈이다.

베를린=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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