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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박스로 오인한 로봇… 사람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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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선별장에서 사람을 종이상자로 오인한 로봇에 40대 남성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8일 경남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5분쯤 고성군 영오면 파프리카 선별장에서 로봇 센서 작동 여부를 확인하던 A씨가 로봇 집게에 사이게 압착됐다. A씨는 얼굴과 가슴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해당 로봇은 포장된 농산물 상자를 들어 팔레트(화물 운반대)로 옮기는 데 쓰이는 자동화 기계다. 로봇업체 직원인 A씨는 동료 1명과 함께 기계 보수 작업 중 변을 당했다. 경찰은 로봇 센서가 A씨를 종이상자로 잘못 인식해 집게로 들어 압착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간 작업자의 오작동으로 인한 단순 끼임 사고 등은 있었지만, 로봇이 스스로 물체를 오인해서 사고를 일으킨 건 국내에서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이미 미국에선 1979년 포드자동차 공장 작업자가 적재 선반에서 물건을 회수하도록 설계된 산업용 로봇에 머리를 맞아 숨지는 등 40여 년 전부터 관련 사고들이 보고됐다. 2015년 독일 폴크스바겐 자동차 공장에서도 로봇이 22세 작업자의 몸을 잡아 금속판에 밀치는 오작동을 일으켜, 이 작업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러시아에서도 지난해 7월 국제 체스대회 중 인공지능 로봇이 7세 소년의 손가락을 잡아 부러뜨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람의 작동에 따라 단순 업무를 하던 로봇이 사람의 손을 벗어나 점차 지능화된 작업을 하면서 나타난 부작용으로 이번 사례를 해석한다. 박기서 울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정교하게 학습시킨 로봇도 100% 완벽할 수는 없다”며 “로봇과 사람이 작업하는 영역을 확실히 구분 짓고,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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