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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 부담 홀로 떠안은 대기업들, "또 오르면 어쩌나"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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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대기업들이 쓰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9일부터 1kwh(킬로와트시)당 최고 13.5원(고압C·345kV 이상 기준) 오르면서 산업계의 시름이 깊어졌다. 전기로 24시간 생산 시설을 가동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철강·완성차 기업들은 많게는 1년에 수백 억~수천 억 원을 추가로 내야 할지 모른다며 걱정하고 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kWh당 올해 1월 13.1원, 5월 8원을 올린 데 이어 또다시 인상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사업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다. 한국전력이 더불어민주당 김경만·홍정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전력을 쓴 회사는 삼성전자(2만1,731GWh)였다. 이어 SK하이닉스(1만41GWh), 삼성디스플레이(6,146GWh) 순이었다. 이 기업들이 추가로 내야 할 전기료는 연간 2,940억 원, 1,360억 원, 830억 원이다. 3개 기업에서 한전이 더 걷는 전기료만 연간 5,13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업종은 전력 사용이 많은 대형설비를 24시간 가동해 전기요금 영향이 가장 큰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원가가 올라가는 셈인데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운영비가 증가하는 건 부담"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기요금 인상이 충분히 예고됐던 만큼 당장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가전업계도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절전과 함께 에너지 효율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하는 등 대응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부분은 이해하지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하는 IT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운영 효율화로 부담을 낮추려 한다"고 말했다.
철강·자동차 업계의 생산 비용 부담도 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1㎾h 당 10원을 올리면 연간 수백억 원의 영업 이익이 감소한다고 보면 된다"며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야간에 공장을 더 돌리거나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포스코는 부생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활용해 제철소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일정 부분을 자체 생산하고, 현대차도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전력의 절반 이상을 직접 만들어 쓰고 있다.
기업들은 더불어 전기 요금 인상 압박이 중장기적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에서 전기요금 인상 부담만큼이나 연구소에서 쓰는 전력량도 많아 투자비 부담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정유·화학업계 관계자도 "전기요금 인상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로 봐 왔다"면서도 "그동안 한전이 마음껏 투자하지 못했던 송전망 등 인프라 구축 사업에도 힘써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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