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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이재명, 과감히 내려놓고 당 쇄신 주도해야

입력
2023.11.09 04:30
27면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전환담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전환담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총선을 5개월 앞두고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에서 혁신안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렇다 할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기득권 내려놓기가 핵심인데, 양당 모두 당대표를 향해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 당이 처한 상황은 다르나 정치적 셈법에서 벗어나 김기현 대표나 이재명 대표가 이에 상응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만이 혁신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납득시키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혁신위로부터 지역구 포기를 압박받는 김 대표는 측근을 통해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큰 영광은 다 이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위기에 몰린 김 대표가 스스로 내세운 혁신위 요구를 마다할 명분은 마땅치 않다. 오히려 더 선제적으로 ‘백의종군’을 외쳤어야 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당의 쇄신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김 대표는 조속히 혁신위 요구를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김 대표가 총대를 멘다면 권성동 장제원 의원 등 핵심 의원들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고, 당의 혁신 작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김두관 이원욱 의원 등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백의종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로 독주하고 있는 이 대표의 희생이야말로 민주당 혁신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선택지다. 더구나 친이재명계 일색으로 꾸려진 총선기획단을 겨냥해 “역대 공천 중 가장 불공정한 공천이 될 가능성이 있다”(김종민 의원)는 비판이 제기되고, 이 대표가 이례적으로 인재영입위원장까지 직접 맡기로 하면서 계파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그런데도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소속 의원들에게 총선 불출마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이런 식이라면 이 대표가 강조한 '통합과 혁신'은 고사하고 '이재명 사당화' 논란이 총선 정국을 뒤덮을 가능성이 크다.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오해와 갈등만 쌓이는 민주당의 민낯만 드러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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